'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상급 골칫덩어리.(Obama's Nobel Headache)'

미국의 시사잡지 뉴스위크는 최근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크루그먼 교수가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최근 금융회사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위기를 대충 지나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인 금융개혁이 없다면 일본처럼 높은 실업률 속에 저성장이 장기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사실 오바마 행정부는 크루그먼 교수가 자신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줄 것으로 믿었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던 진보 진영의 대표적 논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태생적으로 기득권과는 거리가 먼 학자다. 자신의 블로그에 "아마 이곳의 많은 글들이 굉장히 읽기 거북할(annoying) 것"이라며 "나는 칼럼이 대다수의 사람들을 화나게 하지 않는다면 그 저자는 지면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힐 정도다.

1953년 뉴욕에서 출생한 크루그먼 교수는 일찌감치 그 천재성을 발휘했다. 학교에 몸담으면서도 뉴욕타임스의 정기칼럼 등을 통해 경제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펼쳤다. 그러면서도 연구에 몰두해 20여권의 저서와 100여편의 논문을 썼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91년에는 미국 경제학회가 40대 이하 소장파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트 클락 메달'을 받았다. 작년엔 기존의 비교우위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무역이론을 제시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약력△1953년 뉴욕 출생 △예일대(경제학부) 졸업 △매사추세츠대(MIT) 경제학 박사 △MIT 예일대 스탠퍼드대 교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1982~1983) △미국경제연합 존 베이트 클라크상 수상(1991) △노벨 경제학상 수상(2008) △저서 '경제학의 진실'(POP Internationalism) '경제학의 향연'(Peddling prosperity) '불황의 경제학'(The return of depression economics)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