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측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민유태 전주지검장은 15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민 지검장은 대검 마약ㆍ조직범죄부장이던 작년 6월 말 베트남 호찌민으로 출장을 갔을 때 현지 호텔 방에서 박 전 회장의 베트남 자회사인 태광비나 김모 전무로부터 1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이날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민 지검장은 "김 전무한테 1만 달러를 받지 않았다.

(베트남에 동행했던) C과장이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받았다며 5천 달러를 줘 박 전 회장에게 돌려주려 했으나 이후 세무조사 등이 진행돼 돌려줄 기회를 찾지 못해 지금까지 갖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이에 따라 민 지검장과 김 전무를 대질신문하려 했으나 민 지검장은 이를 거부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민 지검장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했다.

검찰은 민 지검장이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 작업을 벌인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금품수수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뇌물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특정한 청탁이 없다면 `포괄적 뇌물죄'로 처벌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민 지검장의 업무와 박 전 회장의 사업 간에 `직무 관련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 지검장은 1990년 박 전 회장이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됐을 때 담당 검사로 인연을 맺은 뒤 이후 함께 골프를 치는 등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