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의 계절이 왔다. 선글라스는 강렬한 햇살에서 눈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여름 패션의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치렁치렁한 목걸이,현란한 뱅글,빅사이즈 백에 아찔한 킬힐까지 갖춘 여성들은 주위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선글라스로 패션을 완성한다. 또한 심플한 의상에도 간단하게 멋을 낼 수 있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선글라스만한 것도 드물다. 올여름 유행할 선글라스 스타일을 살펴봤다.


◆더욱 크고 화려해진 선글라스

트렌드연구소인 인터패션플래닝은 올 여름에는 선글라스가 자외선을 막아주는 '기능성'보다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더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1980년대풍 복고 패션의 영향으로 선글라스에도 복고 스타일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전 세계 오지로 여행을 떠나는 '글램핑(Glamping)족'을 연상시키듯 얼굴을 반 이상 가리는 오버사이즈 스타일과 젊은층에서 인기가 많은 보잉 스타일 디자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트렌드의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오버사이즈 렌즈가 큰 얼굴을 작아 보이게 만드는 착시현상은 선글라스가 주는 덤이다.

선글라스 컬러와 템플(선글라스 다리부분) 장식도 블랙 · 브라운 컬러로 절제된 스타일을 뽐냈던 지난해와 달리 크리스털 · 진주 · 펄 등을 가미하거나 비비드 컬러를 사용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샤넬 · 구찌 · 펜디 · 아르마니 · 셀린느 · 마이클코어스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신제품을 보면 장식이나 색상들이 다소 과하게 느껴질 정도다. 렌즈 컬러도 지난해보다 톤이 밝아졌고,흑스모키 · 흑브라운 등 투톤 그러데이션으로 세련미를 강조한 제품이 많다.



◆로고와 개성 있는 장식으로 차별화 추구

브랜드별로는 고유의 로고와 심볼을 화려하게 장식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제품들이 두드러진다. 이번 컬렉션에서 '랑방'은 색색의 레오파드(호피무늬) 프린트 프레임을,'이브 생 로랑'은 작업용 고글처럼 커진 프레임(테)을 선보였다.

'D&G' 컬렉션에서는 비비드 컬러의 선글라스들이 포인트 액세서리로 부각됐고,'샤넬'은 우아함의 진수로 여기는 진주를 템플의 포인트 장식으로 활용했다. 샤넬의 로고와 함께 장식된 진주 장식이 샤넬 특유의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여성들의 하얀 피부톤을 돋보이게 해준다.

'디올'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를 연상시키는 클래식함과 우아함을 강조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오버사이즈 사각 프레임과 템플을 연결하는 둥근 스톤 장식이 신비롭고 고급스럽다. 선글라스 컬러마다 각기 다른 스톤의 컬러로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

'펜디'는 고유의 심벌을 다양하게 장식으로 활용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고,지난해 '코치'가 꽃과 나비 등을 모티브로 한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동양적인 화려함과 클래식함이 두드러진다. 진주,자개 느낌을 그대로 살려 템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세련되고 심플한 감각을 한껏 보여주는 '캘빈 클라인'의 올해 선글라스 컨셉트는 '섹시함'이다.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보잉 스타일에 템플 부분에 가죽 로고로 포인트를 가미했다.

'마이클 코어스'도 브랜드 심볼인 'MK'를 골드컬러로 다양하게 변형해 템플을 장식했고,라운드와 스퀘어가 적절히 조화된 디자인의 프레임을 선보였다. 구조적인 디자인과 정교한 장식이 돋보이는 '칼 라거펠트'는 브랜드 고유의 개성이 그대로 표현됐다. 빈티지 스타일을 메탈 소재를 활용해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감각으로 디자인한 것.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심플하고 클래식이 돋보이는 보잉 스타일에 고유의 'GA' 로고와 템플 장식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크 제이콥스'는 플라워 모양의 주얼리를 템플 장식으로 활용해 여성스러우면서도 위트 있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선글라스 신상품 가격(백화점 기준)은 캘빈클라인이 20만~30만원대,샤넬이 40만원대이고 나머지 브랜드들은 30만~40만원대이다. 신상품 이외의 행사 상품은 10만~20만원대 수준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도움말=인터패션플래닝,룩옵티스,사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