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6시4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1층 대회의실에서 시작된 단독판사회의는 일과 시간 이후에 잡힌 일정에도 정원의 70%가 넘는 판사가 참석하는 등 열띤 토론을 예고했다.

판사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회의장을 찾았고 내부에 마련된 참석자 명부에 서명하고 나서 저녁식사로 준비한 김밥과 음료수를 받아 극장형으로 배치된 좌석에 앉았다.

이들은 회의장 입구에 진을 친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부담스러운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황급히 입장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다.

부장판사 승진이 임박한 `중견급' 단독판사도 눈에 띄었고 임신한 여판사 몇 명이 나란히 회의장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법원을 찾았던 민원인들도 판사들의 입장을 관심 있게 지켜봤으며 법원은 보안을 위해 입구에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회의장을 찾은 판사들은 사태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지만 사법부의 독립을 지킬 수 있는 중지가 모이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한 판사는 "논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틀 만에 이렇게 많은 판사가 모인다는 게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다른 판사는 "다른 법원에서 우리 회의 결과를 보고 판사회의를 추진할지 결정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일단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사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회의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정원 116명 가운데 84명이 참석했으며 재판 업무 등으로 출석이 지연된 판사를 감안하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