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6명 포함…격리 1주일만에 해제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감염환자의 투숙 사실이 드러나 봉쇄됐던 홍콩 메트로파크호텔(維景酒店) 투숙객 및 직원 283명에 대한 격리조치가 1주일만인 8일 밤 해제됐다.

홍콩 정부는 메트로파크호텔 투숙객 및 직원들을 격리한 지 만 7일이 되는 이날 오후 8시30분(이하 현지시각)을 기해 이들에 대한 격리조치를 해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격리수용 7일' 규정을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메트로파크호텔에는 1주일간 격리됐던 투숙객 206명과 호텔직원 77명 등 283명은 건강검진을 받고 '신종플루로부터 100% 안전하다'는 내용의 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이날 밤 호텔문을 나섰다.

격리에서 해제된 283명 가운데는 이일환(53)·홍춘근(63)·유지영(57)씨, 김모(54) 씨 부부와 딸 등 모두 6명의 한국인들이 포함돼 있다.

홍콩 정부는 오후 4시30분부터 호텔 주변도로의 통행을 차단한 뒤 오후 8시30분부터 투숙객들이 호텔을 빠져 나오자 미리 준비한 마이크로버스에 투숙객들을 태워 인근 호텔 및 공항 등으로 이동시켰다.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은 이날 현장에 나와 투숙객들이 탄 마이크로버스에 차례로 올라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홍콩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인 투숙객 이일환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격리생활 동안 투숙객들을 돌봐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신종플루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어느 나라건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이번 일을 선례로 삼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홍콩 현지언론과 외신의 보도진 30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레이디 멕러호스 홀리데이 빌리지'와 프린세스 마거릿병원에 격리돼 있던 호텔 투숙객 등 64명도 같은 시간도 같은 시각 격리에서 해제됐다.

이에 앞서 홍콩 정부는 신종플루에 감염된 멕시코 남성(25)이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서 올 때 이 남성의 주변 좌석에 앉은 탑승객 33명과 멕시코 남성을 태웠던 택시 운전사 2명 등 35명에 대한 격리조치를 7일 풀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현재 프린세스 마거릿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멕시코인 남성에 대해선 보건당국이 더 이상 감염 위협이 없다고 판정을 내릴 때까지 격리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