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경제적 이득ㆍ한상률 개입 여부 초점
이르면 주말 권 여사 재조사… "100만弗 중 38만 아들ㆍ딸 생활비"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8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서울지방국세청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 사무실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작년 하반기 국세청이 박 회장의 태광실업 등을 세무조사하던 시점에 천 회장이 직접 또는 여권 인사 등을 통해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무마 청탁을 하고 박 회장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천 회장의 자택과 세중나모여행 및 계열사인 세성항운과 세중SNC 사무실, 그리고 천 회장과 자금 거래를 한 15명의 자택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박 회장과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서 세무조사가 시작된 시점에 돈을 건네받았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주식거래나 자금 투자 등의 방법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었는지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세무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3과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세무조사가 예정대로 실시됐는지, 박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누락한 자료가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한 전 청장이 세무조사를 직접 지휘하면서 결과를 왜곡하거나 검찰에 넘기는 자료를 고의로 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께 천 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전 청장 또한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 100만 달러 사용처에 대한 자료 제출 시기 및 권양숙 여사 소환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100만 달러 중 38만 달러는 미국에 있던 아들ㆍ딸의 생활비로, 나머지는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진 빚을 갚는데 썼다는 정도로 사용처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좀 더 구체적인 소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의를 계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자료가 제출되는 대로 권 여사를 재소환할 방침이어서 이르면 이번 주말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