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은 앞으로 토익 토플과 함께 테샛(TESAT) 자격증을 필수로 취득해야 할 전망이다. 한국외국어대가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테샛을 재학생 '스펙'(취업에 필요한 자격) 관리의 주요 요소로 포함시켰고 다른 대학들도 잇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외대는 '경력관리DB'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고 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들의 성적,외국어 능력,전공 자격증,사회봉사실적 등을 점수화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예컨대 2년 이상 해외연수를 했으면 100점(1년 이상 70점),기업에서 6개월 이상 인턴으로 일했으면 30점(2개월 25점),토익 950점 이상 취득시 30점 등으로 10개 항목 각 100점(총점 1000점 기준)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스펙을 평가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점수는 학교 측이 취업 추천자나 장학생을 선발하는 데 최우선 기준으로 활용되며 기업들도 한국외대 측의 경력관리 점수를 채용과정에서 참고하고 있다. 신정환 한국외대 홍보실장(스페인어과 교수)은 "기업들이 테샛을 주요 채용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학생들의 경력관리 평가항목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테샛을 '전공 자격증' 관련 항목에 포함시키기로 했지만 100점 가운데 몇점을 배점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외대 학생들은 취직을 위한 학교 측 추천을 받거나 장학금을 받으려면 토익 토플과 함께 테샛 자격증을 획득하는 게 유리하다.

졸업생 취업률을 높이려는 다른 대학들도 학생들의 테샛 자격증 획득을 적극적으로 권장할 전망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원을 원하고 있는데 테샛 성적이 이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SK그룹,포스코,STX,KT,국민은행,신한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올해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에 테샛을 포함시켰으며 앞으로 신입사원 채용에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샛은 올해 말이면 국가공인시험으로 정부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