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 · 미국)는 시즌을 앞두고 어떤 과정을 거쳐 미국PGA투어 대회에서 사용할 볼을 고를까.

"우즈, 시즌 앞두고 웨지샷하며 볼 골라"
우즈는 볼을 그린 주변에서 웨지샷으로 먼저 테스트한다. 홀 주변에서 벌어지는 쇼트게임이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칩샷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것.우즈가 2005년 마스터스 마지막라운드 16번홀에서 칩샷을 홀에 떨어뜨린 것도 어찌 보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우즈는 웨지 테스트 뒤 9번,7번,5번같은 아이언과 페어웨이 우드 순서로 샷의 구질을 체크하고 마지막으로 드라이버샷을 날려본다.

7일 방한한 록 이시이 나이키골프 볼개발 총괄이사(45)는 "드라이버 샷만 점검하는 아마추어 골퍼와 달리 우즈는 그린에서부터 티잉그라운드로 옮겨가며 종합적으로 볼을 점검한다"고 소개했다. 이시이 이사는 나이키 임직원 중 우즈와 접촉이 가장 잦은 사람이다. 그는 "10년 전 우즈를 처음 만났을 때 20여가지 볼을 가져가 테스트를 받았지만 지금은 2~3개 볼만 챙겨간다"며 "오랜 기간 같이 지내다 보니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요구사항을 알 정도"라고 말했다.

이시이 이사는 매 시즌 말미인 10~12월 나이키 소속 선수인 우즈,최경주 등과 볼의 성능 향상,신모델 개발에 대해 논의한다. 그는 "우즈는 거리보다는 볼을 그린에 세우는 스핀 컨트롤과 드로 · 페이드 등의 구질을 만들 수 있는 탄도 컨트롤을 중시한다"며 시즌 도중에 볼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마스터스에 앞선 연습라운드에서 9홀 동안 최경주의 볼을 점검했다. 그는 "최경주는 볼에 가장 민감한 미PGA 투어프로 중 한 명"이라며 "드라이버샷 거리와 더불어 미들 아이언 컨트롤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앤서니 김에 대해서는 "거리 · 스핀 · 탄도 등 볼과 관련된 모든 것을 향상하고 싶어한다"며 그의 강한 의욕을 칭찬했다. 반면 미셸 위는 자신감을 쌓아가는 단계여서 아직 볼에 대해서 특별한 요구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볼에 대한 나이키골프의 철학은 14개 모든 클럽이 볼과 가장 잘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더불어 골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볼이라고 강조했다. "날씨가 좋고,잘 맞는 드라이버가 있어도 볼이 없으면 골프를 즐길 수 없습니다. 거기에 자기에게 맞는 볼을 갖고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