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소장대행 "6단계로 격상될 것"

전 세계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감염자 수가 1천9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6일 신종플루 경계수준이 세계적 대유행(팬더믹)을 뜻하는 6단계로 격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처드 베서 CDC 소장대행은 "다른 국가의 신종플루 감염 건수를 감안할 때 6단계로 높이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NHK 방송도 WHO가 신종플루에 대한 경계수준을 조만간 현 5단계에서 6단계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불과 며칠 새 신종플루 감염자가 급증,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으며 중국도 신종플루 상륙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면 신종플루 진원지인 멕시코는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 美 감염자 급증..中 상륙 가능성에 총력 대비 = 미국에서는 신종플루 감염자가 지난 4일 36개주 286명을 기록한 데 이어 5일 38개주 403명에서 6일 41개주 642명으로 하루 새 약 60% 급증했다.

CDC 관리들은 신종플루가 50개주 전체로 확산돼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도 신종플루의 본토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마오(張茅) 중국 위생부 부부장은 6일 중국이 신종플루의 본토 확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장 부부장은 "중국 전문가들은 전 세계 신종플루 상황이 여전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스 트뢰드슨 세계보건기구(WHO) 수석대표도 7일 중국에 신종플루가 상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홍콩에서 감염자 1명이 나온 게 전부지만, 중국 정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신종플루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웨덴과 폴란드에서도 첫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캐나다에서는 6일 신종플루 감염자가 201명으로 200명을 돌파했다.

◇ 멕시코 일상 복귀 = 멕시코 직장인들은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정한 닷새간의 강제 휴가를 끝내고 일터로 복귀했다.

멕시코 당국은 이날 밤 멕시코시티의 신종플루 경계수준을 '오렌지'에서 중간 위험을 뜻하는 '노랑'으로 낮췄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아르만도 아우에드 멕시코시티 보건국장은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이 중단됐던 경기장, 댄스홀, 극장, 식당 등 모든 사업장의 영업이 7일부터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즈텍, 마야 등 유적지 관광도 재개됐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신종플루 확산세가 한풀 꺾었지만 "아직 '승리의 노래'를 부를 단계는 아니다"며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은 신종플루 사망자가 29명에서 4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신종플루 감염자는 사망자 42명을 포함해 1천112명으로 집계됐다.

◇ 전세계 감염자 1천900명 육박 = 6일 현재 WHO에 공식 보고된 신종플루 감염자는 23개국 총 1천893명.
국가별 감염자는 멕시코 942명(사망자 29명 포함), 미국 642명(사망자 2명), 캐나다 165명, 스페인 73명, 영국 28명, 독일 9명, 뉴질랜드 5명, 이탈리아 5명, 프랑스 5명, 이스라엘 4명, 한국 2명, 엘살바도르 2명, 오스트리아,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홍콩, 스웨덴, 과테말라 각 1명 등이다.

(워싱턴.베이징.멕시코시티 AFP.A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