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3라운드' 수사 신호탄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6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 국세청 조사4국 및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은 작년 7월30일부터 박 회장의 태광실업과 정산개발 세무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실과 3과 사무실, 당시 조사4국장이었던 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의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박 회장 관련 세무조사ㆍ금융자료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통해 국세청에 로비를 벌인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 이날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서울지방국세청에서 단순히 박 회장 관련 자료를 받아오는데 그치지 않고, 당시 조사4국장의 현재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한 점은 로비 수사에 진척이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청장은 세무법인을 통한 공식 루트로, 천 회장은 비공식 루트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으며 적정한 시점에 이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천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해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단서를 포착, 지난 3월 출국금지했으며 김 전 청장과 관련해서는 이번주부터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천 회장과 김 전 청장은 현 정부의 첫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변호사와 함께 대책회의를 수시로 열었다는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으며 검찰은 관련 의혹을 모두 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과 의형제 사이인 천 회장은 앞서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세무조사 무마로비 명목으로 단 1달러도 받은 적이 없고, 다만 레슬링협회장으로서 베이징올림픽 응원을 갔을 때 부회장인 박 회장이 2천만원 상당의 중국돈을 선수 격려금으로 건넸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전 청장도 "사돈 입장에서 세무조사와 관련해 조언을 해주기는 했지만 대책회의를 하거나 로비자금으로 어떤 돈도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