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방역시스템 점검과 예방노력은 필요"

국내에서 인플루엔자A(H1N1) 2차감염 환자가 처음 발생한 데 대해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됐던 만큼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플루 확산 여부를 떠나 `사람끼리 감염'을 뜻하는 2차감염이 확인된 이상 방역 시스템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개개인의 예방노력을 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2차감염이 동일 밀폐공간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외부 지역사회에서 확산이라는 의미의 2차감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지역사회로의 확산'이라는 의미에 대해 광역자치단체를 달리해서 산발적인 발생이 일어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의 경우 확진환자 2명 중 1명이 2차감염으로 확인됐지만 이들의 건강상태가 양호한 데다 아직까지 지역사회 차원의 2차감염이 없어 확산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은 "이 환자는 이미 추정환자 단계에서부터 첫 환자가 신종플루로 확진되면 2차감염으로 확진될 가능성이 컸다"면서 "이미 예견됐던 상황인 데다 증상도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도 가족 구성원이나 동거자 사이에서 2차감염이 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확산되는 2차감염과는 구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좀 더 명확한 의미의 2차감염은 지역사회 내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경우는 지역사회 내 전파가 아니어서 2차감염 중에서도 낮은 단계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멕시코와 미국의 교민들이 모두 입국하지 않았고, 연휴를 외국에서 보내다 귀국할 여행객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2차감염을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신종플루 첫 확진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탄 60대 여성이 아직까지 감염경로가 명확치 않은 추정환자로 남아있는 만큼 이 여성의 2차감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신종플루의 위력은 낮아졌지만, 2차감염이 확인된 이상 방역당국의 검역시스템은 지속적으로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신종플루가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보다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전염력은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보건당국은 방역체계를 엄격히 유지하고, 개개인 차원에서는 전염력을 차단하는 수칙을 제대로 지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