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따오기 양저우(洋洲).룽팅(龍亭)의 새끼 한 마리가 4일 밤 경남 창녕군 따오기복원센터 부화동에서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왔다.

이는 지난 1979년 이후 국내에서 모습을 감췄던 천연기념물 따오기가 국내에서 다시 태어난 것으로 복원 성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 따오기 어떻게 복원됐나 = 따오기 복원사업은 작년 8월 우리나라와 중국이 '중국 따오기 기증 및 한.중 증식 복원 협력강화 MOU'를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같은 해 10월 경남도와 창녕군은 양저우.룽팅 따오기 한 쌍을 중국에서 따오기복원센터로 옮긴 뒤 검역사와 수의사들의 보호를 받게 하는 등 극진하게 대접했다.

특히 복원센터 주변을 방역하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한편 24시간 CC(폐쇄회로)TV를 통해 다른 동물들의 공격을 감시하는 등 '예민한' 따오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했다.

이러한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양저우.룽팅은 지난달 1일 첫 산란에 성공했으며 이후 이틀 간격으로 유정란 두 개와 무정란 한 개를 낳았고 같은 달 15∼20일 유정란 세 개를 추가로 낳았다.

1차 산란 당시 수컷인 양저우가 알을 굴리는 등 암컷 룽팅이 알을 품는 것을 방해해 유정란 두 개는 부화동으로 옮겨 인공 포란시켰으며 이번에 부화한 새끼새는 이 중 한 마리다.

2차 산란한 나머지 세 개 알은 현재 룽팅이 직접 품고 있으며 이달 중순께 부화될 것으로 보인다.

◇ "귀중한 생물자원 확보 쾌거" = 천연기념물인 따오기가 국내에서 부화에 성공하자 경남도와 복원센터 관계자들은 귀중한 생물자원을 확보했다며 기뻐하고 있다.

경남도 람사르환경재단은 지난달 따오기의 서식현황과 역사적 분포, 국내 관찰기록, 일본의 복원과정 등을 담은 '따오기의 섬, 그리고 우포늪 따오기' 책자를 발간했으며 앞서 작년 8월엔 국제 워크숍 결과를 정리한 책 '우포늪 따오기'를 내놓기도 했다.

경남도는 또 최근 경남도의 새(道鳥)를 백로에서 따오기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는 등 따오기 산란과 부화 성공을 알리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따오기의 부화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의 복원기술을 크게 향상시킨 것"이라며 "부화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남이 생물종복원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오기 복원팀장이었던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 박희천 교수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따오기 부화에 성공한 것으로 북한, 러시아, 몽골에 복원기술을 제공하고 따오기가 한국텃새 개체군이 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복원 성공을 위한 남은 과제 = 새끼새가 부화함으로써 따오기 복원사업의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개체수를 늘리고 복원센터를 넘어 야생에서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보다 한 걸음 앞서 따오기 복원에 성공한 일본도 처음에는 복원에 실패해 중국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따오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등 복원사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보름 정도 새끼새의 생존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부화에는 성공했지만 성장해 2∼3년 뒤 산란할 수 있는 어른 새가 될 수 있는지 지켜보며 보호해야 하는 육추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복원 프로젝트 시행 초기 제기됐던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따오기를 추가로 기증받아야 한다.

경남도는 5∼7년 안에 따오기 50개체를 확보한 뒤 야생으로 방사하고 근친교배를 방지하기 위해 따오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등 중.장기 목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 따오기는 어떤 새? = 천연기념물 198호이면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새로 머리와 몸통은 흰색, 얼굴과 다리는 붉은 색을 띠며 길이는 약 76㎝다.

따오기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러시아 남부, 중국 동부 및 중남부 지역에서 19세기만 해도 쉽게 관찰되는 새였으나 1979년 1월 경기도 문산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국내에선 자취를 감췄다.

중국은 1978년 산시(陝西)성 양시엔(陽縣)에서 발견된 7마리를 인공번식시켜 현재 야생에 500마리 등 1천여 마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1999년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주석의 국빈 방문 시 따오기 한 쌍을 기증받아 인공부화 등의 과정을 거쳐 현재 97마리로 증식에 성공했다.

(창녕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