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될 경우 기내감염 또는 美현지감염 가능성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에 감염된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62세 여성이 신종플루 추정환자로 진단되면서 감염원과 감염 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60대 여성 추정환자는 최근 6개월 동안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아들 부부와 손자 등 4명과 함께 살다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대한항공 KE018편 항공기를 타고 26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비행기에는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진된 51세 수녀를 포함해 모두 338명이 타고 있었다.

LA 공항을 출발할 당시 단순 기침 증상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보건 당국은 검사 기준상 정밀 조사를 하지 않았으나 29일부터 발열과 인후통이 발생해 다음 날인 30일 보건소를 방문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은 뒤 자택 격리에 들어갔다.

이어 2일 밤 추정환자로 확인돼 이날 새벽 국군수도병원에 격리 수용됐다.

이 60대 여성 환자와 가족들은 더 자세한 이동 경로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이 환자는 보건 당국자들에게 "TV 보니까 (추정환자들의 최종 결과가) 결국엔 별것 아닌 것으로 나오더라. (결과가) 다 나오면 말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정황으로 볼 때 만약 이 환자가 감염 환자로 판명될 경우엔 기내에서 감염됐거나 이미 감염자가 발생한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환자가 감염환자와 반경 2m(전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리) 이내 좌석에 앉지 않았다는 점에서 만약 기내 감염이 확인될 경우 아직 `정상'임을 확인받지 못한 다른 탑승객 155명의 상태도 걱정해야 한다.

이 환자는 감염자인 50대 수녀로부터 뒤쪽으로 여섯 번째 열에 탑승해 5~6m 정도 떨어져 있었다고 보건 당국은 밝혔다.

그렇다면 비행기 내 화장실 등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비행기 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손에 묻어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기내 감염이 아니라면 미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는 지난 29일 감염자 4명이 발견됐는데, 최장 일주일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애리조나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번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5일에서 7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므로 7일까지는 증상을 관찰해야만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