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주변은 보수단체 회원들과 노사모 회원들이 속속 집결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대검 청사 앞을 선점한 보수국민연합,반핵반김국민협의회,대한어버이연합회 등 5개 보수단체 회원 100여명은 "법을 잘 지켜야 하는 대통령이 뇌물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노무현 구속' '부정부패 척결'이란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부정부패 척결! 권력비리 엄단!" 등을 외쳤다. 특히 이들 중 3명은 노 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600만달러'라고 새겨진 라면상자를 주고받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에 맞서 노사모 회원 등 노 전 대통령 지지자 150여명은 오전 11시께부터 청사 근처에 속속 집결했다. 지지자들은 서초역 6번출구부터 대검 청사 정문까지 150여m 도로를 따라 길 양쪽에 노란 풍선 400여개를 매다는 한편 시민들에게 노란 장미를 나눠줬다. 또 '당신이 있을 때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경찰은 대검 정문 앞에 전 · 의경 2개 중대 150여명을 포함해 청사 주변에 모두 15개 중대 13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양측의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이 탄 버스가 대검 정문을 통과한 오후 1시19분께 양측은 "표적수사 중단하라" "노무현 구속하라"를 서로 외치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보수단체 회원들이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계란 5~6개와 신발 한 짝이 버스를 향해 날아들어 이 중 계란 2~3개는 버스 윗부분과 창문에 맞았다. 이후에도 양측의 몸싸움은 계속됐고 일부는 고성을 지르며 피켓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내건 현수막을 보수단체 회원들이 강제로 떼어 내려다 또다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간 깡통을 던진 혐의로 노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30대 남성 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밤 늦게까지 현장을 지키며 촛불집회를 하다 연행되기도 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