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盧, 100만弗 혐의 대체로 부인"
저녁식사 뒤 500만불 등 자정까지 조사
노무현 전 대통령은 30일 오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대통령 관저로 건네진 100만 달러와 관련한 검찰 신문에서 자신이 관련돼 있다는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중수부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부터 4시10분까지 대통령의 직무와 권한 및 박 회장과 관계 등을 먼저 조사한 뒤 10분간 휴식하고 곧바로 100만 달러 수수 의혹에 대해 저녁식사 시간인 오후 6시30분까지 신문을 진행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수사검사가 질문하면 노 전 대통령이 차분하고 조용하게 답변하고 있다"며 "예상하지 못했던 답변이나 자료제시는 없고, 조사는 순조롭게 예정했던 시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서에 적었던 대로 "100만 달러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방대한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노 전 대통령 진술의 미세한 부분까지 점검하는 형식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가 "채무변제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100만 달러의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해서도 서면답변서 때와 마찬가지로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검사의 질문에 "맞다", "아니다" 또는 "기억이 없다"고 단답형으로 대답하다 법적 평가 등 자신이 해명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간혹 길게 답변하는 식의 진술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주임검사인 우병우 중수1과장이 신문을 하는 가운데 직무관련성 부분은 김형욱 검사, 100만 달러 의혹 부분은 이주형 검사가 배석했으며 문재인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을 도왔다.
또 중수부장과 홍 기획관이 조사상황을 모니터로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질문 내용을 수정해 지시하는 등 신문을 지휘하는 한편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수사 내용이 수시로 보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곰탕으로 저녁식사를 마치면 오후 7시30분부터 500만 달러와 12억5천만원 등 기타 사항을 1차로 모두 조사하고 수사 상황에 따라 박 회장 또는 정 전 비서관과 대질신문할 계획이다.
홍 기획관은 "검찰이 예상하는 조사 시간은 신문이 끝나고 나서 조서를 검토하는 시간을 빼고 필요할 경우 대질조사를 포함해 자정께"라며 "앞으로도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이한승 기자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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