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백신연구소(IVI)는 단순히 과학만을 위한 연구소가 아닙니다. 과학자들이 인도주의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연구기관입니다. "

존 클레멘스 IVI 사무총장(사진)은 "IVI에는 한국인 연구자 30여명을 포함해 18개국 100여명의 과학자들이 값싸고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IVI 이사회로부터 세 번째 임기를 승인받아 2014년까지 IVI를 이끈다.

1997년 유엔개발계획(UNDP) 주도로 설립된 IVI는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일한 국제기구.임무는 새로운 백신 개발 및 보급을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보건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연구의 초점도 설사병,세균성 수막염,폐렴,일본뇌염,뎅기열 등과 같이 저개발국 어린이들이 취약한 질병에 맞춰져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IVI를 이끌어오면서 대표적인 성과로 IVI가 세계 최초로 개발,인도에서 판매에 들어가는 저가 콜레라 백신을 손꼽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콜레라로 죽어가고 있지만 기존의 경구용 백신은 가격이 수십달러에 달했다"며 "7만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새 백신이 매우 효과적으로 콜레라 감염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당 1달러 이하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VI의 모토가 '생명을 구하는 것은 백신이 아니라 백신접종'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IVI는 새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값싸고 효율적인 백신을 전 세계에 보급하고 정책결정자들이 백신을 도입하도록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연구소를 유치한 한국 정부와 UNDP가 유일한 지원기관이었으나 12년이 지난 현재 호주 일본 스웨덴 등 세계 각국 정부가 IVI를 지원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설립한 빌앤멜린다 재단에서는 1억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통일부,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LG,외환은행 등 기업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발전된 바이오기술과 과학기술,백신 산업 등은 IVI의 연구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보건원(US NIH)에 몸담아 왔던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1999년 IVI 초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고문직을 함께 맡고 있다.

글=황경남/사진=양윤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