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 간부가 짝사랑하던 30대 미용실 여주인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자신도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29일 오전 10시20분께 전북 군산시 C 미용실에서 여주인 A(37)씨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신음하는 것을 미용실 손님 한모(30.여)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옆에는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소속 조모(46) 경위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A씨는 동군산병원에 후송된 지 3시간여 만에 숨졌고, 조 경위는 사고 발생 7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5시35분께 숨졌다.

신고자 한씨는 경찰에서 "미용실 앞을 지나치다 머리를 손질하려고 안에 들어갔는데 내실에 남자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어 곧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미용실 여주인을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던 조 경위가 이날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순간적으로 권총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구대 팀장인 조 경위는 순찰요원이 아니지만 이날 오전 군산 바닷가에서 열린 집회 경비에 팀원들이 동원되자 지역 순찰을 자청했다.

오전 8시20분께 지구대에 출근한 조 경위는 곧바로 실탄 3발과 공포탄 1발이 든 38구경 권총을 무기고에서 꺼냈고, 오전 9시30분께 부하 직원을 "순찰차에 기름을 넣어오라"고 내보낸 뒤 자신은 승용차를 타고 지구대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조 경위가 권총을 수령해 지구대를 나서는 모습은 지구대 안의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부남인 조 경위는 2007년 6월 미용실 부근 절도사건을 조사하던 중 유부녀인 A씨를 알게 됐고, 이후 이 미용실에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조 경위는 2007년 5월 서울경찰청에서 전북경찰청으로 옮겨 군산서 경장지구대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2월 군산서 나운지구대로 옮겼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이순 군산경찰서장은 "도민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다시는 이같은 총기사고가 없도록 직원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군산연합뉴스) 임 청 김동철 김계연 기자 lc21@yna.co.krsollenso@yna.co.krte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