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이트를 통한 집단자살과 연예인 자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와 약사, 금융기관 종사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잇따라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20분 쯤 경남 김해시 삼방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김해 요양병원 한의사 A씨(여·2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병원측은 A씨와 연락이 되질 않자 직원을 오피스텔로 보냈고 문이 잠긴 것을 이상히 여긴 이 직원이 소방서 직원과 함께 문을 따고 들어가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A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A씨의 주변에서 타다 남은 연탄과 '하루하루 살기 힘들고 외롭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강원도 횡성군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약사 B씨(47)가 이날 오전 9시쯤 횡성군 둔내면의 한 리조트 주자창에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승용차 안에서 연탄과 화덕이 발견됐고 타살의 흔적이 없어 자살로 보고 있다.

또 같은날 새벽 5시 50분 쯤 금융종사자인 C씨(36)가 한강으로 뛰어내려 소방대원이 구조했지만 병원에서 숨졌다.
경찰은 C씨가 1억원 정도 빚을 지고 있어 괴로워했다는 동료들의 말을 토대로 자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홍강의 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전문직 종사자라고 일반인보다 더 강한 자살 면역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며 "오히려 일반인이 느끼지 못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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