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급여기준 '조류 인플루엔자'에 한정

국내에서도 돼지 인플루엔자 추정환자가 발생했지만 정작 국내 유일의 돼지 인플루엔자 예방.치료제로 꼽히는 '타미플루'는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만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타미플루 요양급여 기준에 따르면 이 약은 인플루엔자 주의보 발표 후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경우, 고위험군이면서 초기 증상발현 48시간 이내에 한해 급여가 인정된다.

하지만 돼지나 조류와 같은 동물성 인플루엔자의 경우에는 조류 인플루엔자주의보가 발표된 이후에만 허가사항 안의 범위에서 치료 및 예방 목적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고시대로라면 돼지 인플루엔자 증상이 있는 사람이 병원을 찾았을 경우 의사가 이 환자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하면 그 비용은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

타미플루의 급여조건이 '동물 인플루엔자'가 아니고 '조류'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타미플루는 75㎖ 캡슐 1알이 3천100원으로 하루에 두 번씩, 5일치를 계산하면 모두 3만5천 원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타미플루의 급여 기준이 조류 인플루엔자로 한정된 것은 국내 급여기준 자체가 특정 적응증에만 약의 사용을 허가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평원이 조류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 고시를 개정하면서 다른 동물과 관련된 인플루엔자 발생을 예견하지 못했던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내과 전문의는 "의약품 허가당국과 심평원이 하루빨리 타미플루 요양급여 기준에 돼지 인플루엔자를 포함시켜야만 처방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근시안적 사고 때문에 타미플루를 돼지 인플루엔자 예방.치료제로 유일하게 비축해 놓고도 처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지금의 기준으로는 돼지 인플루엔자에 예방적 목적으로 처방하면 급여를 받을 방법이 없다"면서 "고시 개정의 최종 권한은 복지부에 있는 만큼 고시가 개정되기 전에는 기존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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