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병원 문의전화 '쇄도'

사건팀 = 북중미에서 발생한 돼지 인플루엔자(SI)가 세계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국내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며 신속한 방역을 당부했다.

회사원 윤효정(25.여)씨는 "TV에서 볼때만 해도 남의 나라 일일 뿐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왔다는 얘길 들으니 갑자기 두려움이 생긴다"며 "아무 희생 없이 이번 사태가 가라앉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보건교사는 "요새 날씨가 워낙 변덕이 심해 호흡기 계통의 전염병이 번지기 쉬운 환경인데 우리나라에도 돼지 인플루엔자가 급속히 확산되지 않을까 큰 걱정"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아이들에게 건강관리 및 전염병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학부모에게도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강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영업을 하는 이정곤(50)씨는 "지난번 조류독감보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더 위험하다고 들었다"면서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 막았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초조해했다.

강남구 도곡동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31.여)씨는 "외국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때문에 사람이 많이 죽었다 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의심환자가 생겼다니 충격이다.

당장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했다.

의심환자 소식에 병원이나 보건소에는 예방법 등을 묻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고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과 정육점 등 관련 업소는 이번 사태가 급격한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는 모습이다.

종로보건소 관계자는 "오늘은 아침부터 돼지 인플루엔자 예방법을 묻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며 "일부는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왔는데 너무 걱정된다'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황모(31)씨는 "우리는 아예 수입육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그래도 걱정은 조금 된다.

요새 고기값도 비싼데 돼지독감 때문에 사람들이 다른 고기마저 기피하면 장사가 안 될 거 아니냐"고 말했다.

용산구 신흥정육점 주인 박모(64.여)씨는 "더 두고봐야겠지만 걱정이다.

나부터도 손님 입장이라면 돼지고기를 안 먹을 거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네티즌들도 걱정을 쏟아냈다.

아이디 `신문쟁이'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난 뒤 멕시코 등에서 귀국한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역시 우리나라도 안전치 못한 것 같다"며 "당국이 검사와 방역에 철저히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이디 `독도'는 "호흡기를 통해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된다고 들었는데 의심환자가 정말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확인되면 어디까지 퍼졌을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paspasl'는 "(인간이) 돼지를 그렇게 학대하고 불결한 장소에서 키우니 병에 안 걸리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인간의 자업자득"이라고 한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