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I)가 북미는 물론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는 조짐이 보이면서 대중의 공포감도 더해가는 가운데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28일 인터넷판에서 이 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해할 만한 점과 나름의 답변을 5가지로 정리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1. 돼지 인플루엔자는 전 세계적인 전염병(팬데믹.pandemic)인가.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종을 거듭하기 때문에 완벽한 면역이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인체를 공격하면 면역체계가 가동되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에게 인플루엔자가 치명적인 경우는 드문 편.
그런데 인간의 면역 체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자신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바이러스가 발생할 때가 종종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처럼 동물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의 경우가 대표적으로, 이들 바이러스는 유전자 재편성(reassortment)이라는 과정을 통해 다른 종의 바이러스와 유전자를 교환한 뒤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

이 경우 문제는 심각해 질 수 있다.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인 전염병(pandemic) 수준으로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는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당시 전 세계에서 4천만~5천만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나타난 H1N1 돼지 인플루엔자는 인간, 돼지, 조류의 인플루엔자 유전자가 결합된 새로운 바이러스로 판명됐다.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다수의 사망자와 감염자가 발생해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수준 경계등급인 4등급으로도 판단이 가능하나, 아직까지 WHO는 한 단계 아래인 3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조만간 WHO는 경계등급을 격상할지에 대한 회의를 열 방침이다.

2. 전 세계적 전염병으로 분류되면 어떻게 되나.

-- WHO가 팬데믹 수준인 4등급 경계령을 발령하면 국가 및 국제적 수준에서 감염을 예방하고 감염자를 격리하는 다양한 조치들이 취해진다.

그러나 4등급을 선포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대중의 공포심 자극을 우려, WHO는 의학적 판단뿐 아니라 정치적 고려도 할 수 있다.

경계수준을 현행 3등급에서 4등급으로 올린다 해도 바이러스를 멕시코나 북미 지역에 묶어두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진원지로 지목된 멕시코 이외에도 이미 미국, 캐나다 등 북미는 물론 다른 세계 곳곳에서도 감염의심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
WHO가 4등급을 발령하더라도 각국은 현재처럼 항 바이러스 제제를 이용한 감염자 치료와 학교, 박물관 등 공공시설 페쇄 등 재래적인 예방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 미국 사례는 왜 멕시코 사례보다 가볍나
-- 보건 전문가들이 어리둥절했던 문제다.

미국에서는 사망자도 없고 감염자도 대부분 증상을 호소하다 정상을 회복한 반면, 멕시코에서는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노약자가 아닌 젊은 청년들이 숨지기도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리처드 베서 박사는 "미국에서는 멕시코 수준에 가까운 심각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 관찰되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현상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멕시코보다 돼지 인플루엔자 발생 기간이 짧은 미국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조만간 심각한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수천만명의 인명을 앗아간 1918년 스페인 독감 사태 당시에도 처음에는 봄철 환절기에 가볍게 시작됐다가 몇 달 만에 심각한 수준으로 사태가 급반전됐었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SI가 진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게 되면 인간에게 더 위험해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4. 세계는 얼마나 준비가 됐나
--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세계의 인플루엔자 방역체계는 훨씬 강화된 것이 사실이다.

WHO를 비롯해 미국과 세계 각국은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다량 비축해놓고 있으며, 미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 만들어진 세분화된 전염병 대비계획을 갖고 있다.

반면, 교통수단의 발달과 교역 증가로 전염병이 퍼질 경로는 더욱 다양해져서 감염이 급격히 확산될 소지도 커졌다.

5. 얼마나 두려워해야 하나
-- CDC와 WHO는 상황이 심각하긴 하지만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공포감 확산을 경계한다.

멕시코 이외 국가에서 아직까지 심각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는데 이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때와 사뭇 다른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독감 시즌이 끝나가고 있어, 의사들이 돼지 인플루엔자를 구분해내기가 더욱 쉬워진 것도 사실이다.

CDC 측은 감염이 걱정되면 손을 자주 씻고,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는 입을 막으며, 공공장소는 되도록 피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모든 전염병은 예측불가능한 점이 있기 마련. 이번에 발생한 새로운 돼지 인플루엔자도 연구된 것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공포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