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본부장 "사스 대응 경험 믿어달라"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28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돼지인플루엔자(SI) 인체감염증 추정환자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에서 질병의 확산 상황과 국내 준비상태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돼지인플루엔자 상황이 과거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때처럼 악화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종구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추정환자는 의심환자와 어떻게 다른가.

▲의심환자는 멕시코 등 위험지역을 다녀온 사람 가운데 호흡기질환증세가 있는 사람이다.

의심환자 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A형인플루엔자이면서 현재 유행하는 계절인플루엔자 항원 H1과 H3가 아닌 것을 확인하면 추정환자(probable) 단계로 올라간다.

이밖에도 이 환자의 경우 M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미국에서 분리된 돼지인플루엔자 인체감염 바이러스 A/California/04/2009와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M유전자 서열로는 문제의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요건이 아니다.

--추정환자는 어떻게 치료하나.

▲국가지정병원 격리병상(음압격리병상)에 입원시켜 치료하고 있다.

신고 초기에는 콧물과 기침 등 증상이 있었으나 현재는 증상이 더욱 호전됐다.

증상이 사라진 지 7일후에 격리를 해제할 수 있다.

전문가 논의 과정에서 증세가 심하지 않은데 격리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질병의 임상추이를 관찰하고 교과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격리를 결정했다.

--언제쯤 돼지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여부가 확인되나.

▲바이러스를 충분히 배양하는 데 약 2주가 걸린다.

그 동안 유전자 검사에 필요한 유전자 조각인 프라이머를 주문하는 등 유전자 분석을 준비할 계획이다.

2주후 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HA 유전자 분석을 하게 되면 인체감염 여부에 대해 확진이 될 것으로 본다.

--추정환자와 접촉한 사람에 대한 조치는 어떻게 진행되나.

▲우선 같은 비행기 앞뒤옆에 앉았던 8명과 추정환자와 같은 기관에 거주하는 40명에 대해서는 직접 만나 면담한 후 예방적으로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하고 혹시 증상이 있는 경우 검체를 채취해 분석할 예정이다.

같은 기관 거주자 40명에게는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투여를 시작했다.

같은 비행기에 탄 승무원과 승객은 총 315명에 대해서는 연락처를 파악해 전화로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접촉한 사람 가운데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없나.

▲현재 2차 감염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추정환자의 감염 경위가 파악됐나.

▲17일에 출국해 19일부터 멕시코시티 남부 지역을 여행했다.

당시 운전자가 호흡기질환 증세가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감염된 게 아닌가 추정한다.

현지 운전자에 대해 관찰해달라고 요청했다.

--동행자에 대한 확인은 이뤄졌나.

▲동행자 가운데 1명이 오늘 중으로 입국한다.

--잠복기 전염을 막을 방법이 있는가.

▲전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격리지만 격리는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다.

질병의 위중도와 전파속도 등을 고려했을 때 격리가 좋은지를 결정한다.

인플루엔자는 격리로 막기는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접촉한 사람 모두를 의료기관 등에 격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되도록이면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돼지인플루엔자 인체감염 환자 중 1명만 입원치료를 했다.

전염병 대응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멕시코와 달리 돼지인플루엔자 인체감염을 잘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근거는.
▲지금까지 알려진 이 인플루엔자의 양상과 우리의 대처 수준 두 가지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사스를 겪었고 조류인플루엔자도 세 번 정도 유행을 해서 검역요원들이나 의사들이 이런 사태에 대응하는 훈련이 잘 돼있다.

검역소의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더라도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고 추적이 안된다면 의료기관에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를 잘 보고한다면 충분히 관리가 되리라고 본다.

만약 이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하다면 감염된 젊은이들이 사망했을 것이나, 수학여행을 가서 감염된 미국 학생들이 모두 회복한 것으로 봐서 바이러스 자체의 독성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하채림 기자 leslie@yna.co.kr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