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

노무현 전 대통령은 30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때 어떤 호칭으로 불리게 될까.

노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검찰 조사에서도 `대통령'으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대통령께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100만 달러를 건넨 사실을 언제 알게 되셨습니까"라는 식이다.

통상 검찰 수사에서는 `피의자'라는 호칭이 그대로 사용되지만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전 정권의 대통령이었던 점을 감안해 조사 과정에서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현직 대통령을 부를 때 쓰는 `대통령님'은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27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묻는 말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해 적절한 방법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소환조사를 받을 때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주로 사용됐었다.

당시 문영호 중수2과장은 조사에 앞서 "호칭은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바꿔 부르겠다"며 미리 양해를 구했고, 노 전 대통령이 "괜찮다.

편한 대로 부르라"고 답하자 필요할 때는 대부분 `전(前) 대통령'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같은 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조사할 때도 `대통령'으로 호칭이 정리됐다.

2004년 전 전 대통령이 비자금 의혹 사건 때문에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의 방문조사를 받을 때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당시 수사팀은 공식 호칭을 생략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호칭 문제는 재판으로 이어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1월 2천100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이 `각하'라는 호칭을 쓰자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에 맞춰 `피고인'으로 부르라고 제지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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