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직장생활에서 잘 나가기를 바라는 건 부인들의 인지상정이다. 승진이 빠르고 급여도 많이 받으면 금상첨화다. 그렇지만 남편의 직장생활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내조를 실천하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부부모임조차 나가기를 꺼리는 부인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부인들은 남편의 직장생활을 돕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여론조사업체인 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부인 482명을 대상으로 '남편의 직장생활을 돕기위해 노력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2.8%가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노력의 방법은 소극적인 게 대부분이었다. '남편의 직장생활을 돕기 위해 노력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회사행사나 부부동반 모임에 참석했다'가 26.5%로 가장 많았다. '인간관계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는 대답이 21.3%,'필요할 경우 남편 용돈을 평소보다 많이 줬다'는 응답은 20.1%를 차지했다.

이어 △남편 상사나 가족에게 선물한 적이 있다(12.5%) △남편 상사나 부인에게 식사를 대접한 적이 있다(6.3%) △남편 상사나 부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한 적이 있다(3.8%) △남편 회사 관계자들의 부인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3.7%) 순이었다. '천지애식'의 적극적인 내조보다는 소극적인 내조가 많다는 얘기다.

이런 내조의 결과에 대해서 부인 10명 중 9명은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하지 않은 것보다 나았다'는 응답이 57.5%,'조금 효과가 있었다'가 27.9%,'상당히 효과가 있었다'가 8.5% 등이었다.

부인들은 최선의 내조방법에 대해서도 '천지애식' 맹렬 내조보다는 남편에게 일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을 선호했다. 응답자의 36.5%가 '집안일에 신경쓰지 않게 하는 것'을 최선의 내조방법으로 꼽았다. '생활비를 절약하는 것'이라고 답한 사람도 19.3%에 달했다. 반면 '직장생활을 적극 지원하는 것'을 꼽은 사람은 16.4%에 그쳤다.

한편 '남편의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업무량에 비해 연봉이 적다'는 응답이 3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감정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24.9%) △퇴근이 늦다(20.1%) △근무환경이 좋지 않다(12.1%) 순이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