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경기침체 등에 따른 준비차질로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7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아쿠아리움 등 주요 민자유치사업들이 줄줄이 무산된 데 이어 박람회사업을 총괄지휘할 조직위원장마저 한달째 공석중인 등 3년앞으로 다가온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아쿠아리움과 콘도, 유원지 등 주요 민자유치 사업이 아직까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세계박람회 주요 지원시설 가운데 하나인 호텔 건립도 응모사업자가 전무해 자칫 특급호텔도 없이 박람회를 개최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여수시는 특급호텔 건립사업자를 찾기 위해 공모기간을 다음달 7일로 연장하고 롯데와 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과 접촉하며 사업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전망은 회의적인 상태다.

여수 세계박람회때 첫선을 보이려던 국산 대형 위그선(WIG Craft: 물 위를 나는 배)도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다. 정부와 전남도 제주도가 공동으로 350억원 가량에 이르는 200인승 위그선 1척을 사주는 조건으로 사업추진을 독려해왔으나 지난해말 국회의 예산심의과정에서 구입예산이 모두 삭감됐기 때문이다.

이 위그선은 당초 사업비 600억원에 400인승으로 추진돼오다 사업규모를 축소했었다. 위그선 건조를 맡기로 한 윙쉽테크놀러지(주)도 조선소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초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 장승우 전 조직위원장의 후임자 인선문제도 아직까지 안개속인 상태다. 또 조직위의 여수사무소 개설이 미뤄지면서 국도 17호선 확장 등 박람회개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구축사업들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수시민들도 정부의 엑스포 성공개최 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2012세계박람회 여수시준비위원회’가 여수지역사회 연구소에 의뢰해 이달초 여수지역 성인 남녀 5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3.3%가 ‘정부의 의지가 낮다’고 답했다. ‘정부의 의지가 높다’는 긍정적인 의견은 13.3%에 불과했다. 의지가 낮다고 평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개최의지’가 44.7%로 가장 높았고, ‘준비 미흡’ 24.5%, ‘획기적 계획 없음’ 16.0%, ‘홍보부족’ 15.2%, ‘인프라 부족’ 12.7% 순으로 조사됐다.

세계박람회 조직위 관계자는 “불황으로 일부 민자유치 등에 차질이 있지만 정부재정지원사업으로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여수사무소도 다음달에 개설되는 등 전체 일정상 3년앞으로 다가온 박람회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