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가 2010학년도 정시 전형에서 내신 · 논술 없이 수능만으로 학생을 뽑는 '수능우선선발' 비율을 50%에서 70%로 늘린다. 두 대학은 또 지난해까지 인문계에서만 실시하던 정시 논술고사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신이 다소 불리한 특목고생들의 연 · 고대 진학이 더욱 유리해질 전망이다.

26일 각 대학에 따르면 고려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수능 우선선발 비율을 확대,모집인원의 70%까지 수능성적만으로 뽑는 내용의 2010학년도 입학전형안을 최근 확정했다. 지난해까지 고려대는 일반전형에서 수능만으로 모집정원의 50%를 우선선발했다. 고려대는 입학전형안에서 인문계열에 한해 실시하던 논술고사도 폐지,수험생들이 논술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졌다.

고려대는 또 올해부터 2학기에만 실시되는 수시 1차전형에 '세계선도인재전형'을 신설했다. 1단계에서 학생부 60%,어학 또는 AP(학점선이수제) 성적 40%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심층면접 30%로 최종 합격자를 뽑기로 했다.

연세대도 25일 입학설명회를 열어 정시전형에서 수능우선선발 비율을 50%에서 70%로 높인다고 밝혔다. 올초 연세대는 수능우선선발 전형을 60%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그 폭을 늘린 것이다. 연세대도 지난해까지 인문계열만 실시하던 논술을 올해 폐지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수시1차 일반우수자전형은 수능 일정 기준이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인원의 60%를 학생부 20에 논술 80의 비중을 반영해 우선선발하고,일반선발(40%)은 학생부 50에 논술 50으로 전형한다. 수시1차 조기졸업자 전형은 일괄합산 전형으로 바뀌어 서류평가(교과 · 비교과 및 서류) 60%,논술고사 40%로 선발한다. 수시1차 글로벌리더 전형은 작년도 특기자 전형을 통합함에 따라 선발인원이 500명으로 늘어났고,일괄합산 전형으로 바뀌어 서류평가(교과 · 비교과 및 서류) 60%,논술고사 40%로 선발한다.

수시 논술고사는 연세대가 수능 전인 10월9~10일 실시하는 반면,고려대는 수능 후인 11월21일 치른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연대는 수능 이전,고려대는 수능 이후 수시 논술을 실시함에 따라 사실상 고려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논술을 대비하는 데 조금 더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대와 고대는 이밖에 인문계열은 작년까지 수리나형과 사회탐구 영역 응시자만 지원 가능했던 것을 2010학년도부터는 자연계(수리가형,과학탐구) 응시자도 지원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자연계 수험생들의 연 · 고대 인문계 교차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입학사정관 활용 선발인원도 대폭 확대돼 연세대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609명(전체의 16.35% · 정원외 포함)을,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으로 700명(전체의 20.56%)을 선발한다. 고려대는 입학사정관(참여) 전형으로 875명(전체의 23.2%)을 뽑을 계획이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시 논술고사 폐지 및 수능 우선선발 인원 확대로 수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전형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