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1명, 금융인 1명 배임수재.강제추행 혐의 확인
일간지.인터넷언론 등 언론인 3명은 '혐의 없음' 결론


40일간 끌어온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의 경찰수사가 9명을 입건하는 수준에서 일단락됐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4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 3명, 감독 2명, 금융인 3명, 기업인 1명 등 9명을 접대 강요, 강제추행, 명예훼손, 배임수재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에게 고소된 7명과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5명, 문건 외 인물 8명 등 모두 20명을 수사선상에 올려 조사한 결과 이같이 사법처리 대상을 선별했다.

분당경찰서 한풍현 서장은 "연예계의 고질적 비리 등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41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전념했지만 피해자가 사망한데다 소속사 전 대표가 해외로 도피해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접대 강요의 주범격으로 일본에 체류중인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 씨를 강요, 협박, 폭행, 횡령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하고 문건유출의 장본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장호(30) 씨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

입건된 감독 1명은 소속사 전 대표 김 씨의 돈 5천만원을 자신이 납입한 것처럼 가장해 프로덕션 이사가 되고 장 씨 등의 캐스팅에 힘써 준 뒤 프로덕션 이익 배분금 1천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인 1명은 장 씨에게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에 대해 참고인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해 입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입건자 9명 가운데 나머지 금융인 2명, 감독 1명,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 기업인 1명 등 강요죄 공범 혐의 5명은 장자연 소속사 전 대표 김 씨를 체포할 때까지 수사를 중지한다는 의미의 참고인 중지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장 씨가 접대한 술자리에 3차례 이상 참석한 사람의 경우 일단 강요죄 공범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입건했다"며 "유족이 고소한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돈거래가 없는 등 혐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대상자 가운데 입건한 9명 외에 감독 5명, 언론인 5명, 금융인 1명 등 11명은 내사중지(4명), 또는 내사종결(3명)하고 나머지는 불기소의견 송치(4명)했다.

내사중지된 4명은 술자리에 1∼2차례 참석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강요죄 공범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른 유력 일간지 고위인사와 인터넷언론사 대표 등 언론계 관계자 3명은 모두 알리바이가 입증되는 등 일단 혐의가 없은 것으로 조사돼 불기소 처분하거나 내사중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 씨와 함께 유족에 의해 고소된 방송사 기자 2명은 공익을 목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판단해 불기소처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41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118명의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27곳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통화내역조사 14만여건, 계좌추적 및 신용카드 사용내역조사 955건, CCTV 10개 분석 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속사 전 대표 김 씨가 검거될 경우 수사를 재개,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 씨에 대해 구속영장신청을 검토하고 참고인중지된 5명의 혐의도 입증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장 씨의 자살동기와 관련, 소속사 전 대표 김 씨의 접대 강요를 거부해 갈등이 심화된 상태에서 작성한 '장자연 문건'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와 김 씨의 보복에 대한 심리적 압박, 갑작스런 출연중단으로 인한 우울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이우성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