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청도 김정자씨..전국 '최고령 초교생'
안상수 시장 초청으로 23일엔 '뭍 나들이'예정

"깜깜한 밤에 햇빛을 보게 됐으니 기쁘죠."
인천항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4시간 가량 떨어진 서해 5도의 하나인 소청도.
이곳의 대청초등학교 소청분교 2학년에 다니는 70세의 김정자씨는 21일 손자뻘인 7세의 오수영군, 김은진양과 같은 반에서 공부하며 글을 깨우쳐 가는 데 대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록 청강생 자격으로 지난해 3월 소청분교에 입학, 공부하고 있지만 전국 초교생 가운데 최고령자이고 한국 초교 역사에서도 가장 많은 나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행 초등교육법에선 6∼12세를 아동을 교육 대상으로 하고 있고 입학 연령을 대부분 5∼8세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김씨는 청강생 자격으로 학교에 입학, 급우들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오전 8시30분 등교해 같은 반 친구 수영군, 은진양과 공부한 뒤 낮 12시 30분께 귀가한다.

그가 지난해 3월 70이 다 된 나이에 이처럼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같이 살던 막내인 딸(40)이 청각장애자로 글을 통해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데다 작년 가을 인천으로 이사를 하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라도 주고받기 위해서다.

김씨는 "글을 몰라 사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다"면서 "그러다가 딸이 '인천으로 나가겠다'고 하고 마침 문을 닫았던 학교가 작년에 다시 개교해 글을 배우기로 작정했다"라고 만학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평생을 노동으로 살다가 선생님 머리에 있는 것을 익혀야 되는데 어떻게 힘이 안들겠냐"면서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있다"라고 학업 의지를 다졌다.

이어 "학교에 마음을 두니까 재미있고 '손자'들과 공부해 어린애가 된 기분이어서 더욱 좋다"라고 즐거워했다.

그의 급우 수영군과 은진양은 "할머니가 우리 할머니처럼 잘 해주고 공부도 많이 하셔서 따라하게 돼 좋다"라고 말했다.

김씨의 큰 아들 이성순(49)씨는 "공부가 어머니의 몸과 정신을 더 건강하게 해주는 것 같다"면서 "하여튼 어머니께서 큰 결단을 내리셨다"라며 자랑스워했다.

나기창 담임교사는 "할머니께서 공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다"면서 "할머니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다른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어 학교분위기도 더욱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청분교는 1953년 소청초교로 개교, 고기잡이가 잘될 땐 노화도분교까지 두었으나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인구가 급감해 1977년 대청초교 소청분교가 됐다가 2005년 3월 폐교했으나 학생수가 10명으로 늘어나자 지난해 3월 재개교했다.

한편 안상수 인천시장은 서해 최북단 외딴 섬에서 오순도순 공부하는 소청분교 10명의 전체 학생에게 학용품 세트를 최근 전달한데 이어 오는 23일 인천으로 초청, 송도국제도시를 둘러보도록하고 격려하는 '섬 어린이와의 동행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 의료시설 부족으로 제때 충치를 치료받지 못해 치아가 거의 없어 음식 먹는데 불편을 겪고 있는 수영이에 대해선 치과 진료를 받도록 주선할 예정이다.

(인천 청도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cha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