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을 높이고 더 많은 기회를 갖기 위해 직장인들이 택하는 방법 중 1위는 '영어학원 등록'이 압도적이다. 최근에는 자격증이나 중국어 일본어 등 제2외국어 공부 비중도 늘었지만 아직 영어를 공부하겠다는 열망에는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실상은 어떨까. 대체로는 '학원들 배불리는 일'만 되곤 한다. 시작은 창대하되 끝은 미미한 경우가 대다수다. 3개월치 등록했다가 한두 번 가고 발길을 끊게 되는 헬스센터와 비슷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직장인이 드물기 때문이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야근과 회식,꼭 학원 시간과 겹치는 회의와 각종 미팅,출장도 다녀와야 하고 집안일도 챙기다보면 어느새 학원은 뒷전이다. 회사일보다 학원을 앞세울 간 큰 직장인은 드물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칼퇴근' 할 수 없는 직장인을 위해 요즘 영어학원들은 머리를 쓴다.

온 · 오프라인 학습방식을 섞은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서 상당부분 수업량을 채우기 때문에 불규칙한 일상 속에서도 짬짬이 시간을 낼 수 있다. 듣기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오프라인보다 오히려 학습 효과가 좋은 경우도 적지않다.

부족해지기 쉬운 회화와 발음교정은 오프라인 수업을 통해 보강할 수 있다. 이런 수업 방식을 활용한 학원 중 대표적인 곳이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WSI)다. 이 학원은 자유로운 예약제도를 도입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예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시간이 나면 들러 멀티미디어(컴퓨터) 수업을 하거나 상주하는 직원들과 자유로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전화영어도 시도해볼 만하다. 하루 10분 아침 · 점심 시간대에 짬을 내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체로 한 달에 10만~15만원 선이며 주3회나 주5회 강좌가 대부분이다. 딱히 '말할 거리'가 없는 초보자들은 주어진 교재를 따라가는 수업이 효율적이지만 중급 이상이라면 자유로이 시사적인 이슈로 대화해 보는 것도 괜찮다. 전화영어 1위 업체인 민병철전화영어 '유폰' 관계자는 "수업 전 예습과 수업이 끝난 후 복습을 잊지 않아야 효과를 100% 볼 수 있다"며 "미리 내가 사용할 단어와 표현을 정해 놓고 이를 적용해 본다면 영어가 쑥쑥 느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