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100만달러와 3억원 외에 정대근 전 농협회장으로부터도 3만달러를 별도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9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때 이런 내용이 담긴 권 여사의 진술서를 법원에 이미 제출했었다"며 "이 외에 권 여사가 추가로 받은 돈은 없다"고 말했다.

문 전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회갑을 며칠 앞둔 2006년 9월 정 전 비서관에게 "회갑선물을 하려고 하는데 뭘 사야할지 잘 모르겠다.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사드려라"며 3만달러를 줬고, 정 전 비서관은 이 돈을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

문 전 실장은 "그 때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선물을 받았다고 하면 노 전 대통령이 질색하고 나무라면서 당장 돌려보내라고 할 것같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권 여사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박 회장 사건이 불거진 후에야 이 사실을 권 여사와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며 "권 여사는 처음에는 박 회장에게서 받은 돈만 얘기했다가 나중에 정 전 비서관의 혐의에 정 전 회장의 3만달러 부분도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나서 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부분도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 여사의 동생 기문씨가 아들 노건호씨가 투자한 국내회사 A사의 대표였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표이사라면 법인 등기자료에 그 내용이 다 나와있을텐데 그렇지 않고, 사실도 아니다"며 "당시 기문씨는 금융기관의 임원으로 재직중이어서 다른 일을 일체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검찰이 기문씨가 A사의 대표였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하는데 그렇게 말한 근거가 뭔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건호씨나 기문씨가 A사에 투자했다는 의혹과, 건호씨가 또다른 국내 투자회사 O사를 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