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는 정상문 전 대통령 비서관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보고 그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사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어떻게 개입했는지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과 40년지기 고향친구이자 `집사'로 불릴 만큼 가까운 최측근 인사.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사적인 행동이 제약된 상태에서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의 사업 전반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6일 "정 전 비서관은 단순히 돈을 전달한 `사자(使者)'가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하는 등 이번 사건에 광범위하게 개입한 정황이 파악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섰던 2002년 형 건평씨가 거제도에 갖고 있던 부동산의 소유주가 박 회장으로 바뀌는 과정에 정 전 비서관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박 회장이 2006년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고 3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낸 데 이어 경남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과정에도 정 전 비서관이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관련자 진술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박 회장이 베트남 화력발전소 공사수주를 위해 공세를 펼칠 때 정 전 비서관이 도움을 준 부분을 상세히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을 감안해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의 돈 100만 달러를 대통령 관저로 가져온 행위와 관련해 단순한 전달자로 보지 않고 노 전 대통령과 `포괄적 뇌물죄'의 공범으로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 어떻게 도움을 줬는지 입증하는 것이 곧 박 회장의 돈 600만 달러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뒷받침해 준다고 보고 전날 박창식 전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장을 소환하는 등 특혜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