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사이 정선 민박집에 이어 횡성 펜션서
여고생 등 10대 여성 2명 포함돼 '충격'

1주일 사이 강원 횡성과 정선에서 연탄불을 이용한 잇따른 동반자살 사건으로 남녀 8명이 목숨을 잃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동반자살 사건은 자살방법과 이동수단은 물론 유서의 일부 문구마저 매우 흡사한 것으로 알려져 모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54분께 횡성군 갑천면 중금리의 한 펜션에서 김모(26.경기 성남)와 권모(33.대전) 등 남성 2명과 이모(19.여.경기 파주)와 나모(17.여.고2.대전) 양 등 10대 여성 2명 등 투숙객 4명이 연탄가스에 질식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이들과 함께 쓰러져 있던 양모(40.서울)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나 중태다.

특히 이들 중에는 여고생을 비롯해 10대 2명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펜션 관리인 김모(56) 씨는 "퇴실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방에 들어가 보니 4명은 이불을 덮은 채 나란히 숨져 있었고 1명은 현관문 앞에서 신음하고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펜션 객실에는 이들이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연탄과 화덕이 있었고, 각자의 주머니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

타의가 아니라 자의로 간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에서 렌터카를 빌려 횡성으로 이동한 뒤 어제(14일) 오후께 펜션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주소지가 각자 다른 점 등으로 미뤄 인터넷 자살관련 사이트를 통해 만나 펜션으로 이동한 뒤 화덕에 연탄을 피워놓고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앞서 지난 8일에도 정선군 북평면 나전리 모 민박집에서 20~40대의 남녀 4명이 연탄불을 피워놓고 동반자살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이들이 투숙했던 객실에는 '강요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이 문구는 이날 횡성에서 동반자살을 기도한 남녀 5명 각자의 유서에도 공통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연탄불을 이용한 자살방법, 출입문과 창문 틈을 비닐테이프로 밀폐한 흔적, 렌터카를 이용한 이동수단 등이 매우 유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동반자살 사건이 1주일 전 정선에서 발생한 사건과 여러 면에서 매우 유사해 모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 2건의 당사자들이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해 만났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원주연합뉴스) 김영인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