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는 이 책의 부제에 '경제사상사'라는 말을 넣었지만 이 책은 단순한 경제사상사를 다루지는 않는다. 애덤 스미스,칼 마르크스,조지프 슘페터,존 메이너드 케인스,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등 경제사상가들 뿐 아니라 볼테르,프리드리히 헤겔,매튜 아널드, 허버트 마르쿠제 등 경제와 크게 관련 없어보이는 사상가들도 함께 등장한다.

이 책은 시장경제,즉 자본주의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했던 중요한 사상가들을 대부분 망라해 자본주의가 야기한 문화적,도덕적,정치적 효과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을 들려주고 있다.

자본주의가 공동체를 파괴했는가,시장경제가 인간을 이기적이고 탐욕스럽게 만들었는가,시장은 문화적으로 세속적인 사회를 만드는가,자본주의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드는가 아니면 부유하게 만드는가,부유하게 만드는 게 필연적으로 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시장경제가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자본주의는 평등을 강화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내는가 등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다.

예를 들어 볼테르는 이기심으로 무장한 근대적 인간이 종교적 가치에 매달리는 중세적 인간보다 더 바람직하다고 봤고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가 인간에게 협동하는 법,자제심,타인의 요구에 맞추는 법 등을 배우게 했다고 설명한다. 자본주의를 둘러싼 고전적 찬반논쟁사라고 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