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삼정피앤에이 노조, 임금자진 삭감 결의대회
3시간 일덜하고 임금받겠다는 현대차 노조와는 정반대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4조2교대제를 도입한 포항의 철강 포장전문업체인 삼정피앤에이 노조가 임금삭감을 자진 결의하고 나서 산업계 전반에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본보 14일자 A24면 참조)
삼정피앤에이 노조는 14일 철강업계 경기부진속에서 동료들간 일자리를 나누기위해 조합원 1인당 300여만원 상당의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고통분담안을 내놓고 회사와 경영위기 극복 결의대회를 가졌다.(사진)




















삼정피앤에이는 올해초 포스코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감산에 들어감에 따라 포장 물량이 급감하는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이에 따라 노조는 최근 단협안 개정을 통해 동료 근로자가 결원할 경우 대신 근무(일명 대근)하면서 받게되는 1.5배 수당을 일체 받지 않기로 했다.회사가 매달 8시간씩 지정해놓은 유급 학습일도 경기회복시까지 잠정 폐지하는등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기로 했다.

노조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650여명의 전체 생산직 조합원들은 임금명목의 각종 추가수당을 받을수 없게돼 1인당 연평균 295만7000원, 연봉의 7.5%를 회사측에 사실상 반납하게된 셈이다.회사는 노조의 이같은 고통분담으로 연간 20여억원의 임금을 절감할수 있게됐다.노조는 이에앞서 2006년부터 지난해말까지 3년간 임금을 동결한데 이어 2010년까지 회사측에 임금협상권 자체를 위임했다. 회사도 연봉기준 임원 10%, 간부사원 5%, 대리이하 사무직원 3%등의 자발적인 급여반납 운동에 들어갔다.

그동안 고용보장을 위해 노조가 임금을 동결하거나 공기업 차원에서 신입사원의 임금을 일정부분 삭감한적은 있어도 이처럼 생산직 노조가 일자리를 함께 나누기위해 상당 수준의 임금을 자진 삭감하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는 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가 3시간 일덜하고 호황때의 임금을 그대로 보전받겠다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자고 회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정승 노조위원장은 “기업의 발전 없이 개인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항상 되새기고 상생의 노사문화를 더욱 굳건히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노경협의회 신엄현 근로자대표도 “숱한 시련과 난관을 겪을 때마다 모두가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더욱 굳건한 신뢰로 노사화합을 실천해나가자”고 말했다.삼정피앤에이는 이같은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지난 2003년과 2007년 두차례에 걸쳐 ‘노사문화대상’업체로 선정된데 이어 최근에는 노동부가 첫 제정해 시행에 들어간 노사 한누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