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동기.접대 강요 혐의 등 의혹 못 밝혀
일본체류 前대표 신병확보 요원..흐지부지 수사종결 관측


경찰이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에 대한 본격수사에 착수한 지 14일로 한달을 맞지만 '장자연 문건' 작성 및 자살 동기와 문건 안팎 수사대상자의 범죄 혐의 등 의혹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일본에 체류중인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의 신병확보는 요원해 보여 경찰이 주범을 검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변죽만 울리다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살동기. 문건유출 경위 풀리지 않아
경찰은 자살동기와 관련해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와의 불 편한 관계와 드라마 촬영의 돌발적 중단, 개인적인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문건유출과 관련해서는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 씨가 만들어 쓰레기봉투에 버린 문건 초안을 방송사에서 입수한 것이고, 2개 언론사에 유 씨가 문건내용 일부를 보여줬다며 언론보도 경위를 설명했다.

문건 작성의 최종 목적은 '김 씨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유 씨가 진술했다고 했다.

그러나 장 씨와 별다른 친분관계가 없었고 연예계에서 입지가 좁은 유 씨가 단독으로 문건작성을 기획했는지, 다른 배후는 없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또 장 씨 자살 전 문건을 유출했거나 유출을 시도했는지, 문건 원본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모두 장 씨 자살동기와 맥을 같이하고 있어 경 찰이 수사의 첫단추도 제대로 끼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요죄 공범혐의 수사 지지부진
경찰은 60여명의 참고인 조사와 13만여건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 술접대 업소 7곳의 1년치 매출전표 조사, 김 씨의 개인.법인카드 8장의 1년치 사용내역 조사 등 광범위한 주변조사를 마쳤다.

이를 토대로 강요죄 공범혐의 수사대상자 9명 가운데 6명의 1차조사를 마쳤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3명을 조사했는지, 이미 조사한 대상자 가운데 혐의가 중할 경우 경찰서로 소환조사하겠다 했는데 그 대상을 선별했는지 등 수사 진척상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매체 대표로 알려진 수사대상 자 1명의 경우 혐의가 짙어 지난 4일 출국금지했지만 이후 수사진행사항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언론사 대표 2명의 경우 휴대전화 통화내역, 목격자 등 주변 수사에서 장자연 접대 장소에 동석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아직 조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진척상황이 80%라고 경 찰은 밝히고 있지만 나머지 20% 수사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며 '김빼기 수사'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강요죄 주범 소속사 전대표 신병확보 요원
경찰은 소속사 전 대 표 김 씨의 범죄인 인도요청 공문이 주일 한국대사관을 거쳐, 일본 법무성에 전달됐다고 13일 밝혔다.

수사 착수 한달만이고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열흘이 지나서다.

그러나 당장 검거되더라도 일본법원의 인도심사 등 절차를 거쳐 김 씨의 신병이 한국에 넘어오려면 3개월은 걸린다.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조치도 취했지만 강제구인의 효력은 없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한차례 김 씨와 통화한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이후 김 씨가 휴 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소재파악 수사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결국 김 씨를 잡아들이지 못한 채 강요죄 공범 혐의 수사대상자 상당수도 사법처리가 어렵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발을 빼는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이우성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