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내달부터 국내 의료기관에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하는 개정 의료법이 시행돼 이에 발맞춰 의료관광을 본격화하려는 각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의료 관광의 추진 실태와 앞으로 과제를 알아본다.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관광진흥법에 의료관광이라는 개념 이 포함되면서 의료관광객의 국내 유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의료관광 추진 노력은 국내 35개 병.의원과 한국관광공사,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펼치고 있다.

앞서 이들 기관은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가 발족된 2007년 3월 이 후부터 다양한 상품 개발과 판촉 활동,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설명회 및 국제콘퍼런 스 개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양성, 언론 홍보 등을 벌여왔다.

내달에는 이른바 `의료 관광 원스톱시스템' 구축을 위해 인천공 항에 의료관광 안내지원센터가 들어선다.

지원센터에는 간호사 출신 등 전담 직원 4명이 배치 돼 입국하는 의료 관광객들과 상담을 통해 병.의원을 연계시켜준다.

관광공사는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오는 23일 국내 의료관광산업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외국의 우수 사례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 의료관 광 서비스 분야의 산업 경쟁력과 마케팅 전략 강화 방안을 제시하는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하나투어는 최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지의 여행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내 종합병원과 유명 피부과의 병원 시설을 둘러보게 하는 팸투어를 실시하는 등 여행업체들도 앞다퉈 새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나
보건복지부는 2011년까지 의료관광객 10만명을 유치할 목표를 잡고 있다.

이럴 경우 관광수입(4천965억원) + 의료수입(3천737 억원)은 8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의료관광 선진국인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에 비하면 우리는 걸음마 수준이다.

태국은 2006년 140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했고, 작년에 50만명을 불러모은 싱가포르는 2010년 100만명을 끌어모은다는 목표다.

수입은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다.

경쟁력 있는 의료 분야의 상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광공사가 올해 초 국내외 의료관광 경험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시장조사를 한 결과 한국 시장에서는 미용, 성형, 한방, 건강검진, 척추 항목 등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등이 중요한 마케팅 대상국이기는 하지만 규모는 미국이 가장 크다.

미국은 2007년 75만명, 작년에는 150만명이 국외로 의료 관광을 떠났다.

미국은 작년에만 총 21억달러를 비용으로 지출했다.

미국 의료관광 소비자들은 대부분 접경의 멕시코나 중남미 지역으로 떠난다
한국의 의료 서비스 수준이나, 진료비, 병원 환경 등은 이들 나라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을 끌어올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나 태국 등 동남아 경쟁국으로 가는 것보다 한국이 비행시간도 짧아 유리하기도 하다.

◇예상되는 문제점은 없나
의료관광을 뒷받침할 제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의료분쟁 조정이나 중재 대책이다.

의료관광을 온 외국인이 시술을 받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국인처럼 병원과 합의가 안 되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해외 설명회에서 이에 관한 질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의료심사조정위원회 기능을 활성화해 외국인 환자에게 적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행사들도 의료법에 따라 유치업자 등록을 해야 하고, 사고 발생시 의료기관과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의료기관의 수용 여건 또한 필수적인 요소다.

최소한 전담 직원 1명을 배치해야 하고, 영어 등 외국어 소통 능력도 있어야 한다.

외국인 환자가 며칠간 입원을 하게 된다면 음식 등을 입맛에 맞게 배려하는 서비스도 필요하다.

국제 의료수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물론이다.

그러나 기본 인프라를 갖추지 않는 일부 의료기관들이 너도나도 손을 뻗치고 있어 벌써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공사 전략상품팀 정진수 팀장은 "의료기관이나 여행사 등의 자격을 제한하는 매뉴얼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