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볕과 봄바람이 운동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요즘이다. 하지만 겨우내 웅크리고 지내다 봄을 맞아 갑자기 운동량을 늘리면 부상을 입기 쉽다.

특히 가족과의 등산,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체육대회에는 이런 위험이 상존한다. 이는 겨울 동안의 활동량 감소로 근육이 수축되고 유연성이 떨어져 있는 데다 준비운동을 소홀히 하고 나이먹음에 따른 심혈관계 기능과 반사신경의 감퇴를 고려하지 않은 게 주요인이다. 기존에 관절염이나 관절손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운동으로 재발하는 수가 많다. 운동으로 인한 부상은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전체의 60% 이상은 잘못된 운동방법에 의한 경우여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남자는 25세,여자는 20세를 전후해 신체능력이 최고조에 도달하고 이후 해마다 근육량과 심장박출량이 자연 감소한다. 열심히 관리하지 않으면 운동능력이 저하되게 마련이다. 여기에 퇴행성 변화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평소에 운동을 않다가 무리하게 큰 힘이 가해질 경우 근육,힘줄(뼈와 근육을 연결 · 腱),인대(뼈와 뼈를 연결),연골(관절 간 완충) 등이 파열될 수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고 운동속도가 빠르면 그 위험도는 높아진다. 평소 잘 하지 않던 축구를 하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게 이런 경우다.

반면 발목 뒤꿈치의 아킬레스건이 등산이나 운동 도중 끊어졌다면 상대적으로 노화에 의한 힘줄 약화의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힘줄이나 인대의 파열은 기초적인 근육량이 부족하고 반사능력이 줄어들어 부상 순간에 적절히 근육을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부상을 예방하지 못한 탓이 크다.

봄철 운동 부상 중 가장 흔한 게 발목을 삐는 '족근관절 염좌'다. 이는 축구 달리기 등산을 하다 발을 헛디뎌 발 바깥쪽 복숭아뼈가 땅바닥에 닿을 정도로 발목이 꺾이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부상 당시의 걸음 속도가 빠를수록,신발 굽이 높을수록,체중이 무거울수록 심하게 다친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1~2주가량 그냥 생활하다 통증으로 도저히 걸을 수 없을 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볍게 접질린 것이라면 1~2주 만에 자연스럽게 낫지만 심한 경우엔 여간해서 좋아지지 않는다. 발목관절을 지탱해 주고 있는 인대가 손상받았거나 늘어난 경우 반드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압박붕대나 반(半)깁스, 석고고정 등을 해줘야 한다.

발목염좌가 잦고 치료에 소홀하면 흔하지는 않지만 '박리성 골연골염'이 생길 수 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꽤 많다. 이는 발목 인대에서 연골이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와 인근 조직이 괴사하고 붓고 경직되는 질환이다. 떨어져 나온 유리체를 내시경으로 제거하거나 자신의 연골을 이식하는 수술로 치료하면 된다.

어깨는 운동 중 충돌,무리한 상체 웨이트트레이닝,오버스윙이나 연습과잉 · 뒤땅치기 같은 골프동작으로 많이 다치는 부위다. 어깨에는 '회전근개'라는 4개의 힘줄이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과 팔뼈(상완골) 사이가 외상,반복적인 어깨 사용,어깨 근력 약화 등에 의해 좁아져 견봉과 회전근개가 마찰해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30대와 40대 등 상대적으로 젊은층에 많이 생긴다. 운동 후 한참 지난 뒤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회전근개파열은 상대적으로 중년 이후에 잘 생기며 심한 운동 후 바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노화로 인한 퇴행적 변화로 회전근개가 실밥 터지듯 파열된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통증이 심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것이 드문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통증은 상대적으로 약하나 힘이 빠지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지만 획일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접근하고 불가피할 경우 수술을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대부분 수술이 필수적이다.

농구나 배구 등 점프와 착지로 이뤄지는 운동은 무릎뿐 아니라 허리에도 무리를 준다. 특히 착지가 불안정한 경우 허리를 삐끗하게 되고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방치해두면 허리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젊은 사람은 운동 도중 넘어져도 뼈의 강도가 충분해 척추뼈나 엉덩이관절(고관절)이 골절되는 경우가 적다. 하지만 넘어지지 않으려는 동작이나 넘어질 때 체중이 척추에 미치면 척추추간판(디스크)이 파열돼 탈출되는 허리디스크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동훈 교수 <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정형외과 >

☞ 운동종목별 부상 예방 요령

◆달리기

-전체 동호인의 70% 이상이 부상을 입는다(무릎부상 전체의 25%,하퇴부위 20%,발바닥 · 발가락 15%,발목 15% 등).

-미세손상이 누적돼 부상을 입으므로 통증 호흡곤란 등 이상신호가 나타나면 즉시 중단하고 휴식한다.

-부적합한 신발,딱딱한 도로,준비운동 부족,수분 섭취 부족 등 위험요인을 피한다.

◆자전거

-평소 윗몸일으키기,누워서 다리모아 15㎝ 이상 들어올리기,덤벨 양손에 들고 앉았다 일어서기 등으로 근육을 다진다.

◆골프

-요통 어깨질환 등을 예방 · 치료한다.

-과욕으로 오버스윙이나 과잉연습을 하지 않는다.

-정확한 동작으로 뒤땅치기 등을 피한다.

◆인라인스케이트

-헬멧,팔꿈치 및 무릎 보호대 등 안전장구를 착용한다. 착용하지 않아 사지가 골절되면 어린이는 성장판 손상으로 인한 성장장애를 겪을 수 있다.

◆등산

-바른 보법으로 피로와 부상위험을 줄인다.

-중년 이후에는 가급적 스틱을 쓴다.

◆축구 · 농구

-전방십자인대파열 허리디스크 어깨질환에 주의한다.

-보호대를 착용하고 연령에 맞는 무리 없는 동작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