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들의 화장품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옷은 안 사도 '동안'과 자신있는 '생얼'을 유지하기 위해선 아무리 비싸도 기꺼이 지갑을 열 정도.요즘 같은 불황에 화장품이 여전히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라 프레리'(프랑스어로 '초원')에선 지난 7일 선보인 신제품이 사전 예약으로 다 팔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기능성 크림 '셀룰라 크림 플래티늄 래어'(50㎖)'.라 프레리에서 내놨던 제품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표가 붙었지만 1차로 들여온 300개가 일주일 만에 동나,다시 구입하려면 대기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도대체 무엇이 들었기에 크림 한 통이 120만원을 넘을까. '플래티늄' 성분이 제품의 몸값을 이렇게 높였다. 플래티늄은 10t 이상의 광석을 정제해야 1온스(28.35g)를 얻을 수 있는 희귀하고 값비싼 금속으로,반지 목걸이 등을 만들 때 이용한다. 라 프레리가 처음으로 플래티늄을 액상 형태로 화장품에 적용한 것.

화장품에 함유된 플래티늄 성분은 피부 균형을 잡아주고 영양분이 피부 속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고가임에도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높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구입해갔다고 한다. 희귀한 성분뿐 아니라 보석을 연상시키는 기하하적 디자인의 용기도 여성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라 프레리는 1931년 스위스 몽트류 지방에 있는 클리닉 라 프레리에서 세포를 연구하던 폴 니한스 박사에 의해 탄생한 하이엔드 럭셔리 화장품으로 현재 세계 8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라 프레리는 캐비아,순금,다이아몬드 등 값비싼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세계 4대 진미인 캐비아 추출물이 함유된 '캐비아 콜렉션'은 1987년 출시 후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로,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캐비아 럭스 크림으로 온 몸을 마사지한다고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7년 선보인 24K 순금이 들어간 에센스 '퓨어골드'(30㎖ · 64만4000원)는 국내에서만 출시 첫 달 1000개를 팔아치웠다. 또 지난 2월엔 다이아몬드가 함유된 에센스 '캐비아 크리스탈린 콘센트레'(30㎖ · 45만4000원)를 선보였는데,아시아 시장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고 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