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주 후반 소환조사할 듯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언제 어떻게 검찰 조사를 받게 될까.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권 여사가 돈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 것 이외에도 박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건넨 500만 달러의 `최종 종착지'가 아니냐는 의혹 등도 제기돼 있어 관련자 조사가 먼저 이뤄진 후 노 전 대통령의 `순서'가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500만 달러의 출처로 알려진 박 회장의 홍콩법인 APC 계좌에 대해 본격적인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돈 전달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해 박 회장으로부터 별도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 구속 여부가 결정된 뒤 권 여사에게로 돈이 전달된 과정을 본격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연씨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가 끝나고 APC 계좌추적 작업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르면 다음 주 후반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 전 대통령의 해명에 따르면 권 여사가 갚지 못한 빚 때문에 박 회장에게 돈을 빌렸다는 것이라 돈거래의 실체를 밝히려면 권 여사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

조사 방식에는 서면조사와 방문조사, 소환조사가 있지만 소환조사 이외의 방법이 선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서면조사나 방문조사를 할 수도 있고 과거 김영삼ㆍ전두환 전 대통령 등에 대해 이런 방식의 조사가 이뤄진 적도 있기는 하지만 의혹이 제기된 돈거래의 액수가 거액인데다 국민의 이목이 쏠린 사건인 만큼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게다가 노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국가기록물 유출 사건을 수사할 때 방문조사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가자 "검찰이 굳이 조사를 하겠다면 방문할 이유가 없다.

출석하겠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소환조사가 결정되면 대검 청사 내의 특별조사실인 1120호에서 우병우 중수1과장이 조사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120호는 지난해 4월 청사를 수리하면서 새로 마련됐으며 `세종증권 비리'로 구속된 노건평 씨가 이곳에서 조사를 받은 `첫 번째 VIP'여서 형제가 나란히 같은 조사실을 거쳐 갈 지도 관심사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노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고 수사의 필요에 따라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직 대통령 중 검찰의 첫 소환조사를 받은 이는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 1995년 11월 6공화국 비자금 사건으로 소환돼 또 다른 특별조사실인 1113호에서 당시 주임검사인 문영호 중수2과장에게 조사를 받았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소환된다면 14년 만에 검찰 청사를 찾는 전직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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