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7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부인 권양숙 여사가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자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 형인 건평씨와 측근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구속된 데 이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체포돼 조사를 받는 등 '노 패밀리'가 사실상 몰락하고 있는 데 대해 노사모를 비롯한 친노(親盧) 진영은 충격에 휩싸인 채 향후 검찰 수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권 여사가 빌린 돈으로 알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정치 생활을 오래했고 원외 생활도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신세 진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 전에 노 전 대통령이 측근들과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모임을 했고 저도 참석했다"고 답했다.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상황을 일단 좀 파악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을 잇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이 올라온 '사람사는세상' 인터넷 홈페이지(knowhow.or.kr)에는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몰려 들어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번 사과문을 노 전 대통령의 '솔직함'이 드러난 사례로 평가했다. 아이디 'dooki'는 "이래서 노무현을 사랑한다. 이렇게 솔직한 정치인이 또 있을까"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아이디 'gipfel'은 "참으로 착찹하네요.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그래도 이건 아닌데"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준혁/임도원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