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 경영대학이 올 2학기부터 교수 간 교차 강의와 학생 간 교차 수강을 시행키로 했다. 국내 사학을 대표하는 라이벌 두 대학이 서로 상대방 학교에서 가르치거나 수업을 듣도록 함으로써 대학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박상용 연세대 경영대학장과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7일 양교 경영대생을 대상으로 한 교차 특강을 마친 뒤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학장은 또 공동 학위제 도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올 2학기부터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대 학생들은 두 대학에 개설된 공동 과목에 한해 두 학교 중 원하는 곳에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고려대 경영대 학생이 연세대에서 공동 과목을 듣고 학점을 취득하면 이를 고려대에서 인정하게 된다.

두 대학은 또 2학기부터 교수들의 합동 강의도 개설하기로 했다. 연대 경영대 교수 7명과 고대 경영대 교수 7명이 강의를 맡아 14주 정도의 한 학기 강의를 1주일씩 교차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재무 관리' 과목을 고려대에 개설하면 한 주는 연대 경영대 교수가,다음 한 주는 고대 경영대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장 학장은 "교차 강의와 교차 수강 등이 정착되면 학교 측과 협의해 양 경영대학 간 공동 학위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랜 시간 동반자이며 경쟁자였던 우리는 함께 가야 한다"면서 "두 대학이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다"고 말했다. 박 학장도 "이제 국내 대학들끼리 싸우는 건 의미가 없다"며 "두 대학이 서로 협력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스쿨에 다가서자"고 제안했다.

한편 박 학장은 이날 고려대 경영관에서 열린 '불가능한 꿈은 없다(The impossible dream; Why not?)'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와 골프 선수 신지애를 예로 들며 "타고난 재능보다는 열정과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는 박 학장과 300여명의 고대 경영대생들이 '불가능한 꿈(The impossible dream)'이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