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5일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쇼핑객과 구경 나온 사람들이 뒤섞이면서 매장마다 장사진을 이뤘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유키코씨(45)는 "일본 언론에서 신세계가 동양 최대 규모로 오픈했다고 해서 왔다"며 "가방을 사고 온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를 찾는 일본인 고객은 1주일에 200명 정도.옷과 가방,액세서리 등의 명품을 찾거나 온천을 하는 등 원화 약세 덕을 만끽하려는 30~50대 주부들이 주된 손님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가이드를 통한 단체손님이 많지만 일본 병원장 등이 모임회원들과 함께 갈 것이라며 백화점 사정을 묻는 경우도 있다"며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후쿠오카TV 등 일본의 유력 언론매체에서 신세계 센텀시티를 한국의 새로운 쇼핑명소로 보도하면서 일본인 관광객 방문도 잦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이영숙씨(56)도 "소문이 거짓말이 아니다. 정말 크고 시설을 잘해놓아 놀랐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부산 해운대 일대에 최근 최고급 주거타운과 대형 복합쇼핑몰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해운대 우동 센텀시티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을 거쳐 기장군에 이르는 해운대벨트에 전시산업이 안착하고 있고 영화,화랑,의료시설도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남권 최고의 거주 · 휴양 · 문화타운으로 도약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오픈 한 달 만에 204만명이 방문하는 등 부산의 새로운 쇼핑 ·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3일 그랜드 오픈 이후 29일간 5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주말에는 하루 평균 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말에는 수도권과 울산,창원,대구 · 경북 등에서 '원정쇼핑객'이 고객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면서 하루 평균 내점객수는 15만명에 달했다. 센텀시티 인근의 롯데백화점도 마케팅을 강화하고,현대백화점도 출점하기로 해 이 일대는 지역 최대의 유통격전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센텀시티에는 108층 규모의 비즈니스센터 등 대규모 건물 20여개도 들어서거나 들어설 채비를 하면서 국내 최대의 대형 건물 밀집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32억원 신세계 센텀시티점

주말 하루 평균 매출액 … 주말은 원정고객이 절반을 차지한다

인근 수영만 매립지에는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는 건물 20여개가 모습을 드러내고있다.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이 추진하는 80층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도 건립 중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자 가운데 창원과 울산지역 거주자도 20%나 된다"고 귀띔했다.

센텀시티 발전의 진원지인 벡스코도 전시장으로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633건의 행사를 치르면서 340만명이 다녀갔다. 2001년보다 4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가동률도 62%를 넘었고 2012년에는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시장이 부족해 2012년을 목표로 제2전시장을 한창 준비 중이다.

해운대 일대는 영화와 화랑이 밀집해 문화중심지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센텀시티 내에 필름현상과 편집,녹음 등을 하는 영화 후반기지를 준공한 데 이어 부산영상센터도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과 영상문화관을 갖추고 2011년 가동을 준비 중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기장군까지 메디컬 리조트 벨트도 형성되고 있다. 호텔들이 앞다퉈 의료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은 피부과,치과,한의원,성형외과 등을 갖춘 메디컬 리조트를 개설했고,노보텔 앰배서더부산도 치과와 피부과를 운영 중이다. B&B호텔도 전통 대체의학을 활용한 웰빙 뷰티 케어숍을 운영하고 있다. 주 고객은 일본 러시아 필리핀 등 해외 관광객. 해운대 신시가지에 해운대백병원이 건립되고 있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지식경제본부장은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기장군에 이르는 해운대벨트는 전시,정보통신산업에다 문화,유통,의료산업이 결집한 고부가가치 지역"이라며 "외국인을 겨냥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면 외화벌이 창구로도 활용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