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방사선치료장비 `래피드아크' 잇단 도입

항암치료에서 필수 장비로 꼽히는 `방사선치료장비'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그동안 가장 앞선 방사선 치료 장비로 꼽히던 `토모테라피'보다 치료시간과 비용 등이 대폭 줄어든 `래피드아크(RapidArc)'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토모테라피는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와 방사선치료기를 결합한 형태로,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암의 위치를 파악한 후,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쬐는 방식이다.

이 기기는 기존 방사선 치료기기에 비해 오차가 적고 뇌종양, 두경부암, 전립선암, 척추종양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각광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달 아주대병원에 처음으로 도입된 `래피드아크(RapidArc)'는 `토모테라피'를 이용할 때 10분에서 최장 40분에 달하던 치료시간을 2분으로 대폭 줄였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는 기존 방사선 치료기법인 정적인 치료의 한계를 벗어나 최신 영상유도장치를 활용해 환자의 치료위치를 고정하면서 고속회전치료기술로 방사선의 세기와 방향을 실시간으로 조절함으로써 종양부위에 방사선을 집중시키는 원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수입업체인 해동기기의 설명이다.

아주대병원 전미선 교수는 "래피드아크는 치료효과와 소요시간, 비용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이 치료기를 이용하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특히 "래피드아크는 원발성 종양 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로 전이된 종양이나 종양이 여러개인 경우,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이 우려되거나 치료 후 종양이 재발한 경우 등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비의 대당 가격은 400만 달러로, 미국의 유수 방사선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배리언(Varian)사에서 만들어 국내에는 해동기기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해동기기 관계자는 "래피드아크는 지난해 전세계에 처음으로 출시됐으며 미국, 유럽 등에 50대가 공급됐다"면서 "국내에서는 아주대병원을 시작으로 원자력의학원, 제주대병원, 길병원 등에 설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