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혹은 거짓
'욱'하는 O형, 뇌졸증 가능성 높아
다소 변덕스러운 B형, 술 많이 마셔
AB형은 고혈압ㆍ심장병 조심해야
남녀간의 데이트나 직장 동료간의 회식에서 직장이나 학교생활,군대이야기,음주 관련 에피소드 등에 이어 화제 거리로 많이 등장하는 게 혈액형과 성격에 관한 내용이다. 혈액형에 따른 성격과 질병 차이는 비과학적이라고 잠정 결론지어졌으면서도 항상 귀가 솔깃해지고 일면 동감되는 부분이 있다. 혈액형에 관한 논란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본다.


◆혈액형이 성격 규정에 어떤 역할을 하나

세간에 A형은 신중하고 소심하며 모범생이 많고 B형은 자유분방하고 규제를 싫어하며 독립성이 강하고 O형은 단순하고 사회성이 강하며 AB형은 내성적 · 합리적 · 이기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견해는 인간의 유전자만큼이나 성격도 다양하기 때문에 인류를 4가지 성격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혈액형을 규정하는 유전자는 9번 염색체에 있는데 성격을 규정하는 결정적인 유전자가 9번 염색체와 같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없으므로 혈액형과 성격과는 상관이 없다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혈액형별 성격 차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혈액형을 구분짓는 항원(적혈구에 붙어있는 당단백질 또는 당사슬)이 뇌내 신경전달물질이 해당 수용체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미묘하지만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크게 봐서는 4가지 혈액형에 따라 특징적인 성격이 표출될 수 있다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나라마다 민족성이 다른 배경도 인종별로 4가지 혈액형 비중에서 차이가 나는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사한 주체에 따라 통계가 다르지만 한국은 A형이 34~37%로 가장 많은 반면 미국 백인은 O형이 45~4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그 예다. 인류학자들은 태초에는 인류가 모두 O형이었지만 환경 적응,식생활 변화,병원체에 대한 면역 형성 과정에서 A형과 B형이 생겨났고 사회가 보다 복잡해지자 현대적 습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AB형이 가장 마지막으로 생겼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도 혈액형과 성격에 관한 책들이 많이 팔리고 방송에서도 이를 흥미롭게 다루는 프로그램이 종종 제작되고 있다. 의학자들이 비과학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심리학자들은 통계적으로 일리가 있다는 반박하는 등 논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혈액형이 건강도 좌우할까

혈액형에 따라 성격과 질병에 대항하는 패턴이 달라지므로 잘 걸릴 수 있는 질병도 다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선 O형은 위산이 많이 분비되는 특징이 있어 위 · 십이지장궤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 상대적으로 갑상선호르몬이 적게 분비되기 때문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오기 쉽다. 알레르기에도 잘 걸리는 성향을 보인다. '욱'하는 성질에다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혈액응고장애의 비중이 높아 뇌졸중과 궤양성대장염에 걸리기 쉽고 혈액 항체가 없는 특성상 외부 병원체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B형은 다소 변덕스럽고 예술가적 기질이 있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실 가능성이 높으므로 간암이나 심장병을 조심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와 있다. B형은 O형보다 췌장암 발병 위험이 72%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발간된 미국 국립암구연구소저널에 실렸다.

A형이 O형보다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통계적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A형은 성격이 대단히 민감해 위산 분비가 적고 스트레스에 예민하게 반응해 신경성 위염에서 위암 대장암 악성빈혈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논거다.

AB형은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강해 세균에 감염될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O형과는 반대로 혈액이 잘 응고되는 특성이 있어 고혈압 심장병 혈액암 등의 위험이 높다. 또 직선적인 성격 때문에 혈압이 급하게 올라가고 폐암이 상대적으로 생기기 쉽다.

이 같은 질병적 특성에 맞춰 일부 클리닉에선 혈액형에 따라 식사 및 운동처방을 달리 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위 · 십이장궤양을 호소하는 O형은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위산을 중화시킬수 있는 육류 등 고단백 식사가 필요하고,AB형은 스트레스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기공 요가처럼 움직임이 적은 종목의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혈액형별로 생기기 쉬운 질환의 예측은 단순히 성격을 바탕으로 짐작하거나 통계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이 고작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 그러나 한의학의 사상체질 분류처럼 자신의 부족한 점과 넘치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 건강관리에 참고할 내용이 없지 않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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