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원활', 조직적 거부없어..참가교사 6명 징계 전망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치러진 31일 전국적으로 1천200여명의 학생들이 평가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 별다른 마찰없이 정상적으로 평가가 진행됐다.

전국 시.도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학부모 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역 320여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천200여명의 학생들이 평가에 참여하지 않고 체험학습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에는 학교 측에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사전 승인을 얻은 뒤 시험을 보지 않은 채 체험학습에 참가한 학생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의 경우 학생과 학부모 320명 가량이 이날 오전 시험을 치르는 대신 경기 여주의 신륵사 일대로 체험학습을 떠났고, 경기도에서도 119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남양주 체험농장 '초록향기' 등 4곳으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전교조와 학부모 단체 등이 집계한 지역별 체험학습 참가한 학생은 충북 48명, 경남 102명, 강원 107명, 전북 93명, 대전.충남 144명, 울산 31명, 부산 24명, 대구.경북 62명, 광주.전남 112명 등이다.

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교사들의 조직적인 시험거부 움직임은 없었으나 울산의 경우 교사 3명이 체험학습에 동행했고, 전남 순천에서도 초등교사 1명과 중등교사 2명이 직접 초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돼 징계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은 평가를 거부한 교사를 징계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진단평가를 둘러싼 반대집회도 곳곳에서 열렸다.

청주권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들은 이날 체험학습을 마친 뒤 청주 철당간광장에서 '일제고사 폐지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또 전북의 체험학습 참가 학생들은 '사회공공성 공교육 강화 전북네트워크' 주관으로 오전 9시 전주 공설운동장에서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풍선 날리기' 행사를 가진 뒤 섬진강으로 생태탐방 체험학습을 떠났다.

대구.경북 전교조와 시민단체는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단평가 폐지를 요구했고 대구시내 50여개 초.중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특히 부산에서는 체험학습을 떠나려는 부산환경운동연합과 교육기획연대 등 단체와 이들의 시험 거부를 막으려는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회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빚어졌다.

또 이날 오전 11시께 부산 동래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과학실습실에 불이 나 시험을 보던 학생들이 한때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실시된 진단평가가 대체로 평온한 가운데 정상적으로 실시됐다"며 "특히 당초 우려했던 교사들의 조직적인 시험거부나 방해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수원.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