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말 개통되는 서울지하철 9호선의 기본요금이 기존 지하철과 같은 900원(교통카드 결제 기준)으로 잠정 결정됐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3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9호선 요금 설명회를 열어 "민간사업자인 ㈜서울메트로9호선 측과 30여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하지 못했다"며 "시민 편의와 경제난, 물가 등을 고려해 9호선 요금을 현행 도시철도 요금에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협의를 계속 진행하겠지만 당분간 기존요금 체계로 운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요금체계에선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중 어느 교통편을 이용하더라도 통행 거리를 합산해 10㎞ 이내는 기본으로 900원이 부과되고 이를 초과하면 5㎞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또 기본요금으로 환승은 5차례까지 가능하다.

지하철 9호선 1단계 김포~논현 구간은 총 25.5㎞(25개 역)로, 등촌~당산~여의도~노량진~동작~고속터미널 등 한강 이남 주요 지점을 통과한다.

특히 김포공항에서 강남까지 30분대에 주파할 수 있는 급행열차도 도입된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9호선은 작년 3월부터 각각 회계사와 교통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상단을 구성해 요금 협의를 해 왔다.

민간사업자는 2005년 서울시와 맺은 협약을 근거로 최소 1천300원 이상의 기본요금을 요구했다.

이 협약은 2003년을 기준으로 한 요금을 1천원으로 잡고 이후 15년 동안 매년 실질운임 상승률을 보장해 주기로 한 것이다.

실질운임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지하철 운영을 개시한 1974년부터 2001년까지 평균 지하철 요금 상승률 3.41%를 더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협약 당시엔 지하철-버스 간 단독요금제를 반영했으나 그 후 대중교통 통합요금체계로 변경되는 등 여러 가지 여건이 변화했다며 현행 지하철과 기본요금이 같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는 지하철 운임은 물가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기본요금이 900원으로 책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협상 과정에서 민간사업자는 지난해 12월 1천181원을 제출하기도 했으나 시는 추가 인하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재조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자 측은 지난 30일 돌연 기본요금으로 1천582원을 제안했다.

이에 서울시는 제안서에 요금산출 근거가 없고 환승 요금에 대한 정산방법 등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완 지시를 내렸다.

시는 개통 초기 5년간 최소운임수입의 90%, 6~10년은 80%, 11~15년은 70%를 보장하기로 한 만큼 9호선 출자자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운임수입은 올해 기준으로 월 60억원 수준이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