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빛을 되찾았다는 8 · 15 광복절 날 독도에 태양광 불을 밝히겠습니다. "

지난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4월 독도 태양광 발전설비 공사를 앞두고 있는 남병주 전기공사협회 회장(56 · 보국건설 대표)은 요즘 독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는"태양광 전등은 어둠을 밝힐 뿐만 아니라 우리 국토임을 알리는 주권의 불을 상징한다"며 태양광 발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독도는 그동안 디젤발전기를 돌려 불을 밝혔지만 소음과 온실가스 배출 등의 문제로 생태계에 악영항을 끼쳐왔다. 배가 접안할 수 있는 기간도 1년에 60여일밖에 안돼 기름 공급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독도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세우려 했다.

이 소식을 들은 남 회장은 지체없이 정부 관계자에게 달려갔다. 그는"우리 협회가 시공을 맡겠다"고 제안했고 지난해 8월 전국 회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공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협회는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월에야 관련 부처의 공사 승인을 모두 받았다. 독도가 못 하나 함부로 박을 수 없는 천연기념물이어서 인 · 허가 과정도 그만큼 어려웠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자그마치 25억원이나 되는 공사비였다. 요즘 같은 불황에 회원들의 참여를 끌어낸다는 게 큰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남 회장이 먼저 1억원을 쾌척하자 협회 1만2000여 회원사들의 성금이 답지하기 시작,3월 현재 목표액을 훌쩍 넘긴 29억원이 모아졌다. "처음엔 10억원도 못 모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모금운동을 하면서 우리 땅 독도에 대한 회원들의 애정에 깜짝 놀랐습니다. "

50㎾ 규모로 지어지는 독도의 태양광 발전설비 공사는 접안이 가능한 4월쯤 시작할 계획이다. 천연기념물인 독도의 풍광을 해치지 않기 위해 친환경 공법을 적용한다. 작은 부품 하나도 일본 제품을 쓰지 않고 순수 우리 기술로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관리공단과 한전KPS가 건설을 지원한다. 공사 마무리 이후 등대에 건설하는 태양광설비는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경비초소에 건설하는 태양광설비는 경북지방경찰청에 각각 기증할 계획이다.

남 회장은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협회 회원들이 뭉쳐서 국민들 가슴 속에 따뜻한 불을 밝혀주는 것 같아 자긍심을 느낀다"며"독도 태양광 발전소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대외에 다시 한번 천명하는 기회이고,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상징적인 사업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남 회장은 1978년 전기공사 전문기업인 보국전공을 설립,30여년 만에 보국건설,보국웰리치 등의 계열사를 둔 기업으로 키웠다. 어렵게 공부해 사업을 일군 그는 2002년부터 장학사업을 펼쳐오고 있으며,대구씨름협회장과 한국대학씨름연맹회장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