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성수기를 맞는 대표적인 유아용품이 유모차다. 나들이 시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겐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 엄마들에게 유모차는 아이를 태우는 이동 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핸드백,화장품처럼 유모차도 여성들의 명품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100만원을 넘는 수입 유모차들이 엄마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데는 명품 소비와 비슷한 과시욕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유모차는 한번 사면 3~4년은 쓰는 제품인 만큼 기능을 잘 따져보고 골라야 한다"며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기능 차이 이상으로 가격 차가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2만원대에서 170만원까지

유모차는 아이의 연령과 용도에 따라 디럭스형과 휴대형으로 구분된다. 디럭스형은 생후 3개월 정도의 신생아부터 걷기 전 아이들에게 알맞은 제품 유형이다.

이 시기에는 뇌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아기들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제품 설계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충격 흡수장치와 함께 바퀴 지름도 20㎝가량으로 큼직하다. 또 등받이를 여러 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제품에 따라선 180도 가까이 젖혀져 외출시 유모차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아이들에게 편리하도록 돼 있다. 반면 이 같은 편의 기능 때문에 무게가 10㎏ 이상으로 무겁고,부피가 큰 것이 디럭스형의 단점으로 꼽힌다.

휴대형은 걸을 수 있는 아이들이 잠깐씩 이용하는 보조 용도의 유모차다. 아이들이 쓰지 않을 때는 부모가 들고 다녀야 하므로 무게가 5㎏ 안팎으로 가볍다. 대신 바퀴 크기가 지름 10㎝ 정도로 작아 상대적으로 충격 흡수가 덜 되며,등받이 각도 조절도 미미하거나 아예 되지 않는다. 요즘은 디럭스형과 별도로 휴대형을 구입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가격은 국산 제품의 경우 휴대형은 2만~5만원,디럭스형은 10만~20만원대가 많다. 수입 제품은 고급 휴대형이 30만원대,디럭스형은 50만원 선에서 최고 170만원까지 다양하다.

◆수입제품 선호 두드러져

요즘 백화점 유모차 코너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제품은 노르웨이산 '스토케'.유모차의 '벤츠'로 불리며,백화점 판매 가격이 169만원에 이른다. 럭셔리한 디자인과 함께 시판 유모차 중 유일하게 시트 높이 조절 기능을 갖춰 아이의 시선을 엄마의 눈높이에 가까이 맞춰주는 장점이 있다.

또 엄마와 아이가 서로 시선을 마주볼 수 있는 양대면 기능과 함께 각도도 175도까지 조절된다. 대신 무게가 12㎏으로 상당히 무겁고,부피가 커 소형 승용차 트렁크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스토케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www.danawa.com)' 기준 최저가는 135만원으로 백화점에 비해 30만원 이상 싸지만,애프터서비스(AS)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전성진 현대백화점 바이어는 "그런 가격대는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에서 파는 것으로 품질보증서가 부착돼 있지 않아 국내에선 AS가 안 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산 '퀴니'의 '버즈' 모델도 인기다. 앞바퀴가 하나인 삼륜 유모차라는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스스로 펼쳐지는 오토 언폴딩 시스템이 특징이다. 이 제품 역시 11㎏으로 무겁다. 백화점 판매 가격은 119만원.

수입 유모차 바람의 선두격인 영국 맥클라렌과 일본 아프리카 등도 많이 찾는다. 맥클라렌 '퀘스트'(38만5000원)는 무게가 5.5㎏밖에 되지 않으면서 시트 각도는 150도까지 젖혀지고,아프리카의 '슈퍼미니'(53만9000원)는 3.7㎏의 초경량이면서 170도까지 젖혀진다. 또 일본의 '콤비 어반워커'(46만원)는 디럭스형이지만 무게가 6.2㎏에 불과하고,양대면도 가능하다.

◆국산 제품은 시트원단 뛰어나

국산 브랜드는 시트 소재를 강조한 제품들이 많다. 소예의 '카펠라'는 면보다 흡수성이 뛰어난 쿨메시 원단을 사용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도 끈적거리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가격은 G마켓 기준 22만1900원.

또 '아바블랑쉬 S600'은 전남 담양의 황토원석과 순면 원단으로 만들어 아토피를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는 설명이다. 휴대형 유모차의 경우 G마켓과 인터파크 판매가를 기준으로 베베스토어의 '퓨어네요' 2만7000원,아발론 5만3200원,세도나비 5만9900원 등이다.

유모차를 구입할 때는 무게,시트조절 각도,핸들링 기능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전성진 바이어는 "비슷한 기능이면 가벼운 게 좋고,시트 조절각도는 많이 젖혀질수록 우수한 제품"이라며 "바퀴가 튼튼한지와 전후좌우 쉽게 조절되는지도 꼭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