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혐의 부인..박연차와 다른 구치소 수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베트남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달러를 갖고 나오다 현지 공항에서 적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04~2008년 박 회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미화 12만달러와 원화 2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2006년 8월 베트남 태광비나 박 회장 사무실에서 5만달러를 건네받은 혐의도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여전히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당시 이 의원과 동행했던 보좌관이 뭉칫돈을 들고 나오다가 베트남 공항에서 적발됐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베트남 공항은 7천 달러 이상을 갖고 해외로 나갈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몰랐던 보좌관이 그 이상의 미화를 갖고 귀국하려다 공항당국에 발각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의원 일행이 현지 태광실업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간신히 통과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보좌관이 실제 어느 정도의 금액을 갖고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돈은 이 의원이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5만 달러 중 일부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태광실업 직원으로부터 이런 해프닝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았고 보좌관으로부터도 비슷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또한 이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는 단서가 됐고 법원은 돈을 받지 않았다는 이 의원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봐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6일 구속된 이 의원은 박 회장이 갇혀 있는 서울구치소가 아닌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의원이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박 회장과 조우하는 것은 (증거인멸 시도 등의 우려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 다른 구치소에 수감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