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심사로 수준 높여…향후 더욱 강화

서울대 정교수 승진 심사에서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탈락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서울대가 교수 승진 및 정년보장(테뉴어) 심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통적으로 `철밥통'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국내 대학들의 교수 임용 관행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대는 올해 1학기 정교수 승진 심사 대상 부교수 61명 중 28명(45.9%)에 대해서만 정교수 승진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나머지 33명은 본인이 심사를 유보하거나 단과대학 혹은 대학본부 심사에서 탈락했다.

서울대에서 정교수 승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의 최근 3년간 정교수 승진율은 2006년 72.8%, 2007년 63.9%, 2008년 53.8%로 매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김명환 교무처장은 "심사를 강화한다는 본부 방침에 따라 대상자들이 아예 신청을 하지 않고 심사를 유보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부교수 승진의 경우 승진 대상 조교수 42명 중 28명(66.7%)이 심사를 통과했으며 나머지 14명은 본인이 심사를 유보하거나 단과대 심사에서 탈락했다.

부교수 승진 대상자 중 3명은 조기 정년보장을 신청했으나 서울대는 치과대학 이성중 교수에 대해서만 이를 허용했다.

서울대는 이번 심사에서 심사위원이 논문 심사시 해외 등과 비교해 총평을 하도록 하고 학과장의 추천서도 예년보다 자세하게 대상자를 평가하도록 하는 등 질적 평가도 강화했다.

김 처장은 "스스로 유보를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본부 측의 심사 강화 방침이 교수들에게 압박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앞으로 승진 심사 신청시 추천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심사를 보다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